헬스장만 ‘먹튀’ 방지?···필라테스는 여전히 사각지대
휴·폐업 2주 전 안내 권장 수준 그쳐
신고 대상···현황 파악은 가능
'자유업' 필라테스, 신고없이 운영 가능
지자체도 현황 파악 어려워

헬스장을 휴·폐업하기 2주 전 회원에게 안내하도록 제도가 개선됐지만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울산에서 최근 '먹튀' 사태로 대규모 피해가 잇따른 필라테스 업은 이번 개선안에 포함되지 않아 여전히 제도적 사각지대에 있다는 지적이다.
26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헬스장 사업자가 휴업 또는 폐업을 할 경우 예정일 최소 14일 전에 이용자에게 통지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체력단련장(헬스장) 이용 표준약관'을 시행한다.
이번 개정은 사전 고지 없이 갑작스레 문을 닫는 헬스장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다.
공정위는 또 헬스장이 영업 중단에 대비해 보증보험에 가입한 경우, 보험의 종류와 보장 내용을 고객에게 의무적으로 안내하도록 했다. 이는 경영 악화나 무단 잠적 등의 상황에서도 소비자가 보증기관을 통해 일부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그 동안 혼선이 있었던 PT(퍼스널 트레이닝)도 적용 대상에 포함됐다.
이처럼 이용자 피해 방지를 위해 약관이 개정됐지만 실제 '먹튀' 피해가 방지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개정약관을 지키라고 권장하는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폐업의 경우 지자체에 알리지 않고 세무서 등에 신고 후 원스톱으로 처리돼 폐업사실을 뒤늦게 아는 경우도 많은데, 휴·폐업을 작정한 업체가 이를 사전에 공지할까 의문"이라며 "보증보험 가입 의무화나 체력단련시설의 제도적 범위를 확대하는 것이 더 시급해 보인다"라고 말했다.
현재 울산 구·군에 따르면 △중구 50곳 △남구 105곳 △동구 33곳 △북구 54곳 △울주군 40곳 등 총 282곳의 체력단련장(헬스장)이 영업 중인 것으로 집계된다.
헬스장은 '체력단련장업'으로 분류돼 공중위생관리법에 따라 관할 지자체에 신고한 뒤에야 영업이 가능해 영업장 현황 파악이 가능하다.
그러나 필라테스의 경우 현행법상 '자유업'으로 분류돼 별도의 신고 없이도 운영할 수 있어, 지자체조차 정확한 운영 현황을 파악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실제 울산에서는 지난 2023년 한 필라테스 업체가 돌연 휴업에 들어가며 약 300여명의 피해자가 발생했다. 불과 1년 뒤인 지난해에는 또 다른 필라테스 업체가 돌연 문을 닫아 약 100명이 수강료를 수개월 돌려받지 못하고 경찰에 고소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필라테스 기습 폐업으로 피해를 당한 한 수강생은 이번 약관 개정에 대해 "헬스장이든 필라테스 업체든 도둑놈들이 몰래 도망가지, 폐업한다고 알리겠냐"라며 "최근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필라테스도 지자체에 신고 후 영업을 해 책임감을 갖고 운영하도록 해야한다"라고 토로했다.
정수진 기자 ssjin3030@ius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