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요'만 눌러도 문제 삼더니…임명장 살포에 뿔난 교사들
[EBS 뉴스]
지난주 국민의힘 대선 캠프가 전국의 교사들에게 '교육특보 임명장'을 무더기로 발송해 논란이 일자, 사과한 일이 있었죠.
조사 결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직원이 교사들의 개인정보를 유출한 것으로 드러났는데, 교사들의 분노는 쉽게 사그라들지 않고 있습니다.
먼저 영상 보시고, 이어가겠습니다.
[VCR]
"김문수 후보 교육특보에 임명"
지난주 교사들에게 무더기 발송
대부분 동의 없이 명단에 올라
교원단체 "교사 1만여 명 피해"
전교조.교사노조 "국힘 관계자 고발"
"'좋아요'만 눌러도 문제 삼더니" 교사들 '부글'
'국힘 임명장' 논란에 분노하는 교사들…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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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아 앵커
국민의힘 임명장 살포 논란과 교사의 정치 기본권 문제,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박영환 위원장과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위원장님 안녕하세요.
지난주 논란이 불거진 직후에 교원단체들이 자체 조사한 결과 개인정보 유출 피해를 입은 교사만 1만여 명에 달했습니다.
지금까지 피해 상황은 어떻습니까.
박영환 위원장 /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먼저 자신이 그토록 아끼고 사랑하던 학생들과 함께 삶을 나누었던 학교에서 악성민원으로 인해 스스로 생을 마감하신 제주중학교 현승준 선생님의 명복을 빕니다.
다시는 이런 가슴 아픈 일이 없도록 교사들의 삶과 교육을 바꾸겠습니다.
전교조를 포함한 여러 단체가 자체 조사하여 파악된 것만 1만명이 넘습니다.
교장, 교감, 교육청 장학사까지 뿌려졌기 때문에 피해는 더 광범위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전교조는 5월 21일 국민의힘 교육특보 임명장 사태가 발생한 직후 전교조 교권실과 자문 변호사가 법적 검토를 했습니다.
교사들의 동의 없이 개인정보를 수집·이용하여 선거와 관련된 문자 및 임명장을 발송하였고, 이로 인해 다수 교사의 개인정보가 정치적으로 이용되었으므로,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공직선거법 위반인 것을 확인했습니다.
다음날인 22일 오전 11시 영등포 경찰서에 바로 고발장을 제출하며 철저한 수사와 처벌을 요구하였고, 전교조 본부와 17개 시도지부에서 규탄 성명서를 발표했습니다.
서현아 앵커
물론 개인정보가 유출됐다는 사실만으로도 화가 날 일이지만요, 특히 이번 사태에 교직사회의 분노가 유독 큰 것 같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박영환 위원장 /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우선 전국 교사들의 이름, 휴대전화 번호, 교사 신분 같은 개인정보가 당사자들의 동의 없이 수집 이용되었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불법적으로 수집된 개인정보가 대선이라는 대단히 민감한 시기에 정치적으로 이용되었다는 것에 교사들이 크게 분노하고 있습니다.
교육부가 학교현장과 무관한 교육정책들을 무분별하게 밀어붙이는 것에 교사들이 대단히 힘들어 합니다.
그리고 이번 12.3 비상계엄 사태를 겪으면서 민주시민교육을 담당하는 교사들이 자신의 어떠한 정치적 의사표현을 할 수 없다는 것에 무력감도 느끼고 있습니다.
그래서 교사들은 이번 대선에서 정치기본권 보장에 관심이 높습니다.
그런데 김문수 후보가 교사들의 정치기본권 보장을 반대하면서 오히려 교사들을 정치적으로 이용했다는 것에 크게 분노하고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말씀하신 것처럼 교사들의 정치적 기본권이 지나치게 제한되고 있다는 지적에, 이번 대선 국면에서는 특히 교사의 정치기본권 보장에 대한 논의가 활발합니다.
전교조의 입장은 어떻습니까?
박영환 위원장 / 전국교직원노동조합
OECD수준으로 교원의 정치기본권을 보장하라는 것이 전교조의 입장입니다.
정당가입, 후원, 학교 밖 근무시간외 정치적 표현의 자유, 선거인단 참여, 출마 시 휴직, 교원노조를 통한 정치적 입장발표 등입니다.
교사들에게 아무런 정치적 권리를 주지 않는 나라는 거의 유일합니다.
학생들에게 민주주의를 가르치려면, 그 민주주의가 교사들의 삶 속에도 살아 있어야 하고, 학교현장을 가장 잘 아는 교사들이 선거에 출마하고 직접 정책을 만들 수 있어야 교육이 바로 선다고 생각합니다.
한 대선후보는 스승의 날에 “근무시간 외에는 직무와 무관한 정치 활동의 자유를 보장해 헌법이 보장한 권리를 회복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전에 비하면 진일보한 입장이라 교사들의 기대 또한 높습니다. 이후 교사들의 정치기본권을 보장받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서현아 앵커
일각에서는 교사의 정치활동을 보장할 경우 교육의 중립성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합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박영환 위원장 /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교사에게 정치기본권이 보장되었을 때, 학생들에게 특정 정치적 색채가 주입되지는 않을까 하는 염려는 당연하고 마땅한 걱정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교사에게 시민으로서의 정치적 기본권을 보장하는 것과 교사가 교실에서 지켜야 할 교육 내용의 중립성은 다른 차원의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교육에서 종교의 편향성을 우려해서 모든 교사가 어떤 종교도 가지면 안 된다고 주장하지 않는 것처럼, 교사의 정치기본권을 보장하는 것은 우리나라의 시민으로서 가져야 할 헌법에서 보장되는 기본권입니다.
교사의 역할은 국가교육과정에 근거하여 민주시민교육을 하고 비판적 사고력을 기르는 것입니다.
어떤 정치적 견해를 일방적으로 가르친다면 그것은 교사가 자신의 종교를 교실에서 강요하는 것과 같은 것이기 때문에 허용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교사로서 아이들 앞에 설 때는 철저히 중립적인 입장에서 교육해야 한다는 것에 교사들의 이견은 없을 것입니다.
서현아 앵커
이번 대선 과정에서 각 후보들의 공약을 보면요.
교사들의 업무 과중과 악성 민원 같은 어려움을 해결할만한 대선 후보들의 공약이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박영환 위원장 /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교사들의 삶의 문제가 교육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돌봄이나 AI 등 일면적인 부분만 언급되어서 이번 대선에서 가장 아쉬운 부분입니다.
매년 20명 이상의 교사들이 스스로 생을 마감하고 있습니다.
2023년 서이초 악성민원, 2024년 인천 학산초 과도한 행정업무와 학급당 학생수, 교사부족, 2025년 제주중학교 악성민원으로 인해 교사들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얼마나 학교가 교육하기 어려워져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들이고요.
학교현장 선생님들께서 하루하루 버티고 계십니다.
교사들의 삶의 문제를 풀지 못한다면 그 어떤 정부가 들어서서 교육정책을 펼치더라도 제대로 자리 잡기 어려울 것입니다.
이것을 단순히 교사들의 처우문제로 보아선 안되고 교육의 문제로 보아야 합니다.
인력과 예산을 대폭 투입하고 법제도를 개선해야 한 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전교조는 현장교사들의 목소리를 모아서 이후 새로운 정부에 실질적 변화를 이끌어 낼 것입니다.
서현아 앵커
교육의 정치적 중립과 관련해 교육감 직선제 개편 논의도 일부 후보의 공약을 통해 제시되기도 했습니다.
전교조의 입장은 무엇인가요?
박영환 위원장 /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교육감 직선제를 시도지사와 함께 출마하는 러닝메이트제로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전교조는 교육자치와 학교자치를 이루기 위해서는 교육만큼은 정당에 관계 없이 계획을 수립하고 추진해야 할 대표적인 분야라고 보고 있습니다.
러닝메이트제나 정부가 임명하는 방식의 폐단은 이미 대구시교육청을 보면 미리 알 수 있습니다.
이주호 교육부장관이 AI디지털교과서를 전면 도입하고 논란이 생기자 자율적으로 시행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세종은 10% 미만, 대구는 98% 채택하여 대구시의 많은 학교들이 쓰지도 않는 AI디지털교과서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아마 교육감직선제를 폐지하면 정부와 정당에 대한 충성경쟁으로 학교현장이 더 어려워질 것입니다.
국가교육위원회에서 사회적 합의를 통해 마련된 교육과정을 안정적으로 실현해가고, 교사를 교육개혁과 교육활동의 주체로 세우는 정책이 절실하고 우선되어야 합니다.
서현아 앵커
교사의 정치적 기본권 보장은 오랜 시간 교육계의 화두였습니다.
이번 논란을 계기로, 교사의 권리와 교육의 중립성 사이에서 균형을 찾기 위한 제도적 논의가 더욱 깊어질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
위원장님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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