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미국 비관세장벽 압박 본격화, 신중한 협상 견지해야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최근 진행된 한-미 관세협상에서 우리 정부에 여러 ‘비관세 장벽’ 문제를 해소할 것을 정식으로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소위 비관세 장벽 중 많은 부분이 국내에서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리거나 국민 정서상 쉽게 받아들이기 힘든 민감한 사안이라는 점에서 정부의 신중한 협상 태도가 요구된다.
26일 통상 당국자는 지난 20~22일(현지시각) 워싱턴디시(DC)에서 있었던 한-미 실무급 관세협상 동향을 설명하면서 미국 쪽이 지난 3월 발표한 ‘2025 국가별 무역장벽보고서’에서 명시했던 대한국 요구 사항을 다수 제기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이 무역장벽보고서에서 30개월 이상 된 미국산 소고기 수입 금지, 수입차 배출가스 규제, 구글에 대한 정밀 지도 데이터 반출 금지, 약값 책정 정책, 무기 구매 시 기술 이전 등을 요구하는 ‘절충교역’, 메타 등 글로벌 플랫폼을 규제하는 플랫폼 공정경쟁 촉진법 추진, 유전자변형농산물(LMO) 승인 규제 등 21개 사안을 한국의 비관세 장벽으로 지적했다. 이와 별개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2일 국가별 상호관세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한국이 미국산 쌀에 대해 고율의 관세를 매기고 있다고 콕 집어 말하기도 했다.
현재 한국이 미국산 상품에 매기는 관세는 거의 없는 만큼, 미국이 한국에 매긴 상호관세·품목관세를 인하해주는 대신 미국 기업이 한국 시장에 진출할 때 장애물이 된다고 생각하는 각종 비관세 장벽을 없앨 것을 요구할 것이라는 관측은 이미 나온 바 있다. 하지만 미국 쪽이 문제 삼는 비관세 장벽 중 상당수는 국내 산업 보호, 국민 건강권, 환경정책, 의료정책, 안보정책 등과 관련된 것으로, 어느 것 하나 쉽게 포기하기 힘든 사안들이다. 대표적으로 30개월 이상 미국산 소고기 수입 문제의 경우, 국민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 국내 축산 농가의 거센 반발 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구글에 정밀 지도 반출을 허용하는 문제도 국내 산업 생태계에 대한 영향, 안보 문제 등을 감안해야 한다. 쌀 수입 확대의 민감성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관세 인하는 국내 수출기업들에는 득이 되겠지만, 그와 맞바꾼 비관세 장벽은 전 국민 또는 관련된 산업 분야가 대가를 치러야 할 수 있다. 따라서 정부는 비관세 장벽 문제를 다룰 때 국내 다른 산업과 제도에 미치는 영향을 심도 있게 검토하며 최대한 신중하게 협상에 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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