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이 본 신간] 옛적서울이야기·영감의 공간·선명상과 함께하는 천수경 수행의 길

심가현 2025. 5. 26.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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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사 전문 기자가 들려주는 몰랐던 <옛적서울이야기>

옛적서울이야기

조선시대 한양의 부동산 열풍, 원래는 공동묘지였던 지금의 핫플레이스 이태원…알면 알수록 흥미진진한 ‘진짜’ 옛적 서울 이야기를 담은 역사 교양서가 나왔습니다. <옛적 서울 이야기>는 그동안 따분하게 배워왔던 정치사나 왕조 중심의 시선에서 벗어나, '한양'의 진짜 얼굴을 골목과 사람들 사이에서 찾아냅니다. 궁궐이 아닌 주택가, 왕이 아닌 백성들의 내밀한 일상 속으로 들어가 그 속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둘러보며 과거의 한양을 시간 여행하듯 돌아볼 수 있습니다.
조선의 수도 한양은 오늘날 서울처럼 정치의 중심지이자, 수많은 이들의 삶이 얽혀있던 거대한 생활공간이었습니다. '소고기 없으면 잔치가 아니다’라는 말이 유행하던 숙종 시대의 소고기 열풍부터, 인구 과밀로 인해 가격이 치솟았던 조선판 부동산 불패 현상까지. 내시, 무당, 노비, 후궁 등 신분제가 녹아든 그 시절 생활상을 따라가다 보면 오늘날 서울의 과거는 더욱 선명해집니다.
1부 ‘조선의 서울, 한양’에서는 도시의 구조, 경제, 명소, 위기와 같은 큰 이야기를 위주로 다루고, 2부 ‘한양의 사람, 삶의 이야기’에서는 노비, 무당, 군인, 상인, 여성 등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의 시선을 따라 그들의 삶을 비춥니다. 청계천이 거대한 도시 하수도로 쓰였고, 지금의 이태원과 한남동은 공동묘지였으며, 왕십리와 서대문은 서울의 식자재를 공급하는 배추와 미나리 밭으로 유명했다는 사실은 ‘우리가 몰랐던’ 서울의 역사를 재발견하게 해줍니다. 역사를 ‘현재와 과거의 대화’라 정의한 한 역사학자의 말처럼, 현직 한국사 전문기자가 쉽게 풀어낸 이 책은 오늘의 시선으로 과거의 조선과 대화를 나누는 역사적 시간을 선사합니다.
◇ 20명의 작업자가 아이디어와 에너지를 얻는 <영감의 공간>

영감의 공간

아름다운 작품을 마주할 때, "이런 걸 만든 사람의 머릿속은 어떤 모습일까?" 궁금해지곤 합니다. 무채색 일상에 생기를 불어넣는 창의력, 그 원천은 바로 ‘영감’일 것입니다. 하지만 영감은 마냥 가만히 앉아 있는 이들에게 쉽사리 먼저 다가와 주지 않습니다.
천만 영화 <부산행>을 비롯해 독창적인 작품을 꾸준히 선보여온 연상호 감독조차 열심히 떠올린 이야기 전개 방식이 대본에 부적합함을 깨달았을 때 "'다시 패잔병이 되겠구나’라는 절망감 같은 것이 밀려온다"며 작업의 어려움을 토로합니다. 하지만 '영감을 기다리는 사람은 아마추어고, 우리는 그냥 일하러 간다'고 했던가요. 잘해내고 싶은 마음은 크지만 현실은 마음같지 않을 때, 내로라하는 창작자들 역시 고통받으며 ‘지금 이곳이 아닌 다른 어딘가’를 찾아나섭니다. 그 어떤 직업보다 영감이 절실할 작가, 번역가, 평론가, 영화감독, 디자이너, 일러스트레이터 20명이 뭉쳐 각자의 노하우를 털어놓은 책, <영감의 공간>입니다.
영감의 공간을 각 장으로 분류하는 여섯 가지 카테고리는 우리 일상과도 무관하지 않습니다. 많은 이들이 가끔은 혼자 있고, 종종 취향을 모색하며, 때때로 운동하고, 씻고, 정처 없이 거닐고, 어딘가로 이동합니다. 침대에서 누워 보내는 무위의 순간, 올리브영에서 여러 제품을 쇼핑하는 순간, 샤워 부스에서 씻는 순간, KTX를 타고 이동하는 순간…우리의 평범한 나날을 구성하고 있는 순간이자 장소들이 영감을 품고 있을 가능성을 이 책을 통해 감지하게 됩니다. 우리 일상 속 어디든 영감의 장소가 될 수 있다는 깨달음을 얻고는 "나만의 영감의 공간은 어딜까" 자문하게 됩니다. 영감을 얻고 싶은 사람, 잘 일하고 잘 쉬고 싶은 사람은 물론, 어떻게 잘 살 수 있을지 고민하는 사람 모두 읽어보면 좋을 책입니다.
◇ 불자 아니라 누구나 <선명상과 함께하는 천수경 수행의 길>

선명상과 함께하는 천수경 수행의 길

불자들이 가장 가까이에 두고 정진하고 있는 경전, 가장 대중적인 불경 중 하나인 '천수경'의 모든 것을 설명하는 책이 나왔습니다. 서울 충정사 주지이자 조계종 총무원 호법국장을 맡고 있는 덕운 스님이 펴낸 <선명상과 함께하는 천수경 수행의 길>입니다.
1부 천수경이란 무엇인가?, 2부 천수경의 주요 진언과 수행법, 3부 천수경의 수행과 실천, 4부 천수경을 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방법, 5부 천수경 수행 프로그램 & 실천 가이드 등으로 구성된 책은 불자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천수경을 쉽게 보고 직접 수행할 수 있도록 구성됐습니다.
스님은 경전 내용 설명에 그치지 않고 천수경을 진정한 수행의 도구로 삼는 법을 전수하고자 했다며 '선명상 실천법'을 강조합니다. 천수경을 독송하는 것은 단순한 주문 외우는 행위가 아니라 '내면의 깊은 고요'를 체험하는 선명상의 과정이자, 잡념과 번뇌를 내려놓고 우리의 본래 맑고 밝은 마음을 알아차리는 수행이라고 합니다.
저자는 지금 바로, 조용히 마음을 가다듬고 천수경을 독송해보면 우리의 삶 자체가 아름다운 수행이 되는 길로 나아갈 수 있다고 말합니다. "인간을 포함한 생물이라면 모두가 지니고 있는 불성을 일깨우는 생활교본"이라는 평처럼, 불자가 아니더라도 내면 수행에 관심 많은 이들이 펼쳐보면 좋을 책입니다.

[심가현 기자 gohyun@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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