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에 밥그릇 뺏길줄 알았는데 … 통번역 업계 "오히려 더 호황"
챗GPT 등 AI에 맡기고
인간은 전문 영역 집중
업계 "문화적 맥락 등
아직 AI번역으론 한계"
K뷰티 등 수출 호황에
中企서 통역수요 급증

챗GPT 등 생성형 인공지능(AI) 발전으로 일자리가 줄어들 직종 1순위로 꼽혔던 통번역 업계가 오히려 호황을 누리고 있다.
AI에 잠식 당할 것이란 우려와 달리 오히려 AI를 적극 활용하면서 전문성을 끌어올렸다. 과거엔 생각하지 못했던 통번역 관련 스타트업 창업도 활발한 모습이다. 26일 통계청에 따르면 2020년 2429곳, 6251명이었던 통번역 업체 수와 종사자 수는 2023년 2805곳, 6712명으로 늘었다. 아직 작년 통계는 나오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업체·종사자 수 모두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김우연 지앤엠 대표는 "AI 통번역은 언어의 표면적인 의미를 푸는 수준에 불과해 문화적 맥락이나 감정 뉘앙스를 파악하기 어렵다"며 "특히 전문 영역에서는 사람 통번역가의 역할이 절대적"이라고 말했다.
이주연 한국외대 통번역대학원 교수는 "국가나 기업 명운이 걸린 법률, 외교, 의료 등 번역에는 윤리적 판단과 상황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데, 이는 AI가 가질 수 없는 능력"이라며 "AI가 통번역사의 업무를 대체할 순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기초적인 통번역은 챗GPT에 맡기고 전문 서적, K팝 음원 자료, 의료, 첨단기술 같은 고부가가치 업무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며 "의료 AI가 의사 일감을 뺏을 것으로 우려됐지만 오히려 의사 일감이 늘어나고 수입이 증가한 것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통번역가들은 특기를 살려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하거나 스타트업 창업에도 속속 나서고 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세계 순위 100위 안에 드는 통번역 기업 한샘글로벌은 거대언어모델(LLM) 개발, AI 평가 등 과거에 하지 않았던 분야에 뛰어들어 성과를 내고 있다. 한국외대 통번역대학원 출신 조은나라 대표가 창업한 조엘 로컬라이제이션은 AI 통번역 솔루션을 개발해 생산성 애플리케이션(앱) '노션'에 제공하고 있다. 스타트업 플리토도 AI 실시간 통번역 솔루션을 개발해 IBK기업은행 외국인 특화 점포에 시스템을 공급하고 있다.
기업들의 해외 진출이 느는 것도 한몫했다. 2011년 설립된 통번역 전문기업 지앤엠에는 최근 국내외 기업들의 업무 의뢰가 쏟아지고있다. 지앤엠은 영어, 중국어, 일본어 등 수요가 많은 언어 외에도 유럽·동남아시아 같은 희귀 언어 통번역 업무와 국내외 현지 가이드까지 제공한다. 지앤엠 관계자는 "업무 의뢰 건수와 계약 건수가 매년 증가하고 있다"며 "특히 K뷰티, K푸드 등의 해외 진출이 늘면서 중소기업 고객이 많이 늘었다"고 말했다. 이주연 교수는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법무나 첨단기술 같은 전문 통번역 수요가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크게 늘었다"며 "K컬처 영향으로 의료, 관광 등 방한하는 외국인을 위한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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