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화 실패한 일본 엔과 다르다 세계에 깔리는 '위안화 실크로드'
中 일대일로 네트워크와 접목
달러 추격 위해 활용도 다변화

일본은 엔화 국제화에 실패했지만, 중국 위안화는 이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1980년대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경제 대국 위치를 확고히 다진 일본은 자국 통화인 엔화의 국제화를 추진했다. 1985년 플라자 합의를 통해 엔화 강세를 유도한 미국 정부도 이를 어느 정도 용인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하지만 40년이 지난 현시점에서 엔화의 국제화를 얘기하는 사람은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경제 규모에서도 일본은 이미 중국과 독일에 이어 세계 4위로 떨어졌다. 올해는 인도에도 뒤처져 한 단계 더 순위 하락이 예상된다.
엔화의 국제화 실패 요인으로 전문가들은 우선 일본 정부의 소극적인 대처를 꼽는다. 미국 경제지 포천은 최근 경제전문가 폴 블러스타인을 인용해 "일본 재무성에서 엔화 국제화가 일본의 경제 발전 모델을 위협할 수 있다고 판단해 금융시장의 국제적 개방을 매우 소극적으로 진행했다"고 지적했다. 당시 일본은 금융시장을 엄격하게 통제하면서 국내 산업에 저금리로 자금을 공급해 간접적인 지원을 했다.
플라자 합의를 통해 엔화 가치가 상승하자 일본 정부는 저금리 정책을 시행했고, 이에 따라 일본 주식시장과 부동산 시장에 거품이 형성됐다. 이후 1990년대 초반 거품이 붕괴되면서 일본 경제는 장기 침체 국면에 접어들었고, 결국 엔화의 국제화는 동력을 잃게 됐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미국에 안전보장을 의존하는 일본의 현실적 문제를 꼽는다.
반면 중국은 위안화 영토 확장을 위해 독자적인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특히 중국 주도의 국제 결제 시스템인 '국경 간 위안화 지급 시스템(CIPS)'을 일대일로 프로젝트(중국과 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 및 해상 실크로드)라는 초국가적 인프라스트럭처 네트워크와 접목하고 있다.
일대일로 참여국 수는 150개국에 이른다. 중국은 이들 국가를 상대로 무역·금융 거래에 디지털 위안화 결제를 적극 장려 중이다. 이른바 '디지털 실크로드'다. 중국과 일대일로 참여국 간 무역 규모는 지난 1월 중국 무역 전체의 50%를 처음으로 넘어섰다. 또 중국 인민은행이 주요 은행에 국제 무역 거래 시 위안화 사용 비율을 높여달라고 요구했다고 블룸버그가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인민은행은 위안화 표시 무역 거래 비율의 하한선을 25%에서 40%로 올렸다.
이러한 행보는 달러 패권에 직접 맞서기보다 위안화 활용도를 다변화해 달러 지위를 흔들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해 지난 4월 중국의 국경 간 위안화 결제 규모는 1조5100억위안(약 287조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닛케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에 관세를 부과했을 때 중국 정부가 민간 은행에 미국 국채나 자산 보유액을 줄이라고 지시하는 등 실력 행사를 했다는 소문이 자본시장에 돌았다"며 "중국은 실력 행사가 가능하지만 일본은 미국에 자유로운 경제 보복이 불가능한 구조"라고 지적했다.
[도쿄 이승훈 특파원 / 베이징 송광섭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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