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 1번지 제주가 어쩌다 금품 지원까지 ‘성심당의 교훈’

김정호 기자 2025. 5. 26.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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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개별 및 단체관광 총 47억 지원
가심비 중시하는 관광객 유인책 절실

한해 10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는 제주가 여행객 감소에 대응해 금전적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26일 제주웰컴센터에서 '2025년 제1차 제주관광진흥협의회'를 열고 개별 및 단체 관광객을 아우르는 포괄적 지원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제주와의 약속'에 이어 '제주의 선물'을 새로운 슬로건으로 내걸고 재정적 지원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지원금만 개별관광객 20억원, 단체관광객 27억원 등 총 47억원이다.

단체관광객의 경우 기존 지원 기준을 완화하고 범위도 확대하기로 했다. 마이스(MICE) 지원 대상 기준을 30명에서 20명, 수학여행단은 20명에서 10명으로 완화한다.

동창회·동호회 15명 이상 최대 200만원, 자매·협약단체 20명 이상은 최대 600만원을 지원한다. 올해부터는 여행사를 거치지 않아도 지원이 가능하도록 문턱도 낮췄다.
가심비를 내세워 대전 관광객 증가에 도움을 준 베이커리 전문점 성심당. DCC점에서 수많은 관광객들이 빵을 고르고 있다.

개별관광객을 위해서는 '디지털 관광증'과 '제주형 투어패스' 개념을 도입하기로 했다. 디지털 관광증은 제주 여행시 각종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일종의 증명서다.

이를 이용해 투어패스를 구매할 수 있다. 투어패스는 도내 200여개 유명 관광지를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할인권이다. 이를 위해 9월까지 시스템 구축 작업이 이뤄진다.

디지털 관광증과 연계해 1인당 최대 5만원의 탐나는전도 지급하기로 했다. 제주도는 이를 위해 원포인트 임시회를 열어 '제주특별자치도 관광진흥조례' 개정까지 마쳤다.

이처럼 파격적인 재정 지원이 등장한 이유는 내국인 감소 흐름이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실제 어제(25일)까지 내국인 입도 관광객은 413만명으로 전년 대비 12.4% 감소했다.

지난해 비계 삼겹살을 시작으로 올해 10만원짜리 갈치까지 각종 논란이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면서 제주관광에 대한 이미지는 치명상을 입었다.
대전 베이커리 전문점 성심당 DCC점에 빵을 사기 위해 수많은 관광객들이 줄지어 서 있다.

그 사이 가성비와 만족도를 중요시하는 MZ세대의 이탈도 이어졌다. 실제 최근 엔화 강세에도 불구하고 일본을 찾는 여행객이 여전한 것이 이를 방증한다.

제주보다 비용이 들더라도 '돈을 모아서 간다'는 가심비가 아느덧 새로운 패턴으로 자리를 잡았다. 이는 가격도 중요하지만 심적 만족도를 더욱 중시하는 소비형태를 의미한다.

가심비는 제주와 양양, 여수 등 주요 관광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들 도시는 관광객 증가 시점에 고비용과 불친절 논란이 불거졌다는 공통점이 있다.

주요 관광도시의 방문객이 줄어든 반면 일명 '노잼'으로 불리던 대전은 여행객이 밀려들고 있다. 원도심인 중구의 경우 인구 증가와 소비 증대 효과까지 거두고 있다.

베이커리 전문점인 '성심당'과 프로야구팀 '한화'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른바 빵지순례에 나선 관광객들이 대전 곳곳을 누비면서 카드 결제액이 급격히 늘었다.
MZ 관광객 유치와 큰 역할을 하고 있는 대전 프로야구 한화팀. 현재는 기존 구장을 대신해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대회가 열리고 있다.

야구 관람에 나선 관광객들도 증가하면서 상권이 살아나고 숙박시설은 예약난까지 벌어지고 있다. 이에 가심비를 중시하는 방문객들이 지역경제를 살리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졌다.

관광 1번지인 제주는 숙박과 렌터카, 음식점 등 막강한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반면 성심당처럼 관광객들을 끌어들이고 만족시킬 요인에 대해서는 선뜻 답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제주도 역시 문제점을 인지하고 있다. '가성비 높은 제주 관광 만들기' 민관협의체까지 구성했지만 여전히 관 주도의 정책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관광업계가 적극 동참할지도 의문이다.

김애숙 제주도 정무부지사는 "관광객들이 제주에서 더 큰 만족과 감동을 얻을 수 있도록 민관이 힘을 합칠 것"이라며 "이를 제주관광의 새로운 전환점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