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천 ‘시청오거리’, 선거 명당서 조용한 교차로로…정치 열기 사라진 현장

이곳은 대통령 선거는 물론 국회의원, 지방선거 등 크고 작은 정치 일정마다 후보자들과 지지자들이 집결해 거리유세를 펼치던 곳이지만, 21대 대선에서는 눈에 띄게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1대 대선이 10일 채 남지 않은 26일 현재, 주요 정당의 유세 현장은 다른 지역으로 옮겨가면서, 시청오거리는 더 이상 정치적 중심지로 주목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영천 시민들에게 시청오거리는 그저 한 교차로가 아니라, 시대마다 정치의 온도를 체감하던 공간이었다.

이번 대선에서는 오히려 대규모 아파트 단지 인근의 주요 사거리, 특히 대구로 출퇴근 직장인이 많은 서문육거리가 선거운동의 중심지로 부상했다.
이를 보면 최근 선거운동은 변화하는 유권자 생활패턴과 유세 전략이 시청오거리의 입지를 밀어낸 셈이다.
선거 분위기 자체도 예년만 못하다는 반응이 많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의 고향이 영천이라는 점에도 불구하고 뚜렷한 '대선 열풍'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전한다.
일부에서는 이미 선거 판세가 대체로 굳어졌다는 인식이 유세 열기를 누그러뜨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60대 자영업자 김 모 씨는 "예전 같으면 아침저녁으로 선거 차량이 오가고, 확성기 소리로 거리마다 붐볐는데 지금은 그에 비해 너무 조용하다"며 "한편으로는 시끄럽지 않아 좋지만, 그만큼 영천이 정치에서 점점 멀어지는 것 같아 아쉽기도 하다"고 말했다. 또 "조용히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듯한 느낌과 더불어 영천의 정치 지형은 변하고 있지만, 시청오거리의 존재감은 여전히 많은 이들의 기억 속에 깊이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