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없어질 직군들

한겨레 2025. 5. 26.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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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ㅣ<span style="color: rgb(0, 184, 177);"> AI 시대 자녀 교육법</span>
게티이미지뱅크

주한나 | 미국 마이크로소프트 연구원·데이터 과학자

역사적으로 늘 존재한 도제제도를 떠올려보자. 대장간에서는 초보자가 부품 관리나 정리 같은 간단한 일부터 했을 것이다. 식당이라면 초보자는 재료 손질부터 시작했다. 초보자는 작은 업무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전체 작업 과정에 익숙해지고 숙련된 전문가로 성장한다.

현대에서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에서 자잘한 버그 고치기, 서비스 분야에서 고객 응대, 법률 분야에서 고객의 자료를 검토·요약하거나 판례를 찾아 정리하는 업무를 맡은 주니어들이 경험을 쌓은 후 시니어, 매니저, 파트너가 되는 방식에 비교할 수 있겠다.

과거에는 언어로 이해하고 언어로 표현하는 작업이라면 무조건 사람이 수행해야 했기에, 언어로 요구가 들어오면 사람이 이해한 다음 도구나 물건을 가져다 주거나, 필요한 버튼을 클릭하거나, 담당자에게 이메일을 보내는 방식으로 업무 흐름이 진행됐다.

하지만 이제는 사람의 언어를 완벽하게 이해하고 그 다음 지시도 자연스러운 언어로 내릴 수 있는 인공지능(AI)이 등장하면서, 보고서 작성이나 데이터 요약과 같은 업무를 AI가 손쉽게 수행할 수 있게 됐다. AI가 인간의 직업을 없앨 것이라는 이야기는, 일 잘하고 있는 숙련된 사람들을 자르고 AI가 바로 대체한다는 의미는 아닌 경우가 많다.

즉, 기존 숙련자들이 더 이상 초보자를 고용할 필요가 없어지고 있다. 어떤 일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명확히 설명할 수 있다면 AI는 몇초 만에 이를 해결할 수 있다. 특정 자료로 보고서를 작성하거나 특정 스타일로 일러스트를 제작하는 것도 AI는 눈깜짝할 사이에 해낼 수 있다. 퇴근도 주말도 4대보험도 필요없는 AI의 효율성은 비교 불가능할 정도다. 결국 AI가 일자리를 없앤다는 말의 현실적 의미는 초보자들이 점차 설 자리를 잃는다는 것과 같다.

그렇다면 어떤 직종이 제일 먼저 없어질까? 정해진 정보를 전달하는 자리가 제일 먼저 사라질 것이다. AI가 실수해도 법적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되는, 예를 들면 여행사나 물건을 파는 웹사이트 등에서 기존 정보를 가공 없이 전달하는 역할부터 시작될 것이다.

번역과 통역 등 어학 관련 종사자도 AI를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일반인이 증가할수록 일자리를 얻기 어려워질 것이다. 교육 분야도 가르치는 내용이 정해져 있다는 점에서 타깃이 될 만하다. 선생님을 AI로 대신하기보다는 AI를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유명강사의 지분이 더 커질 것이다. AI로 맞춤 수업과 맞춤 테스트를 생성하는 플랫폼도 늘어날 것이다. 일러스트나 디자인 분야에서 AI는 빠른 속도로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콜센터에서 AI 역할도 점점 커진다. 현재는 콜센터 직원의 대응을 돕는 정도지만, 웹사이트에 챗봇을 설치해 콜 숫자 자체를 줄이고 있다. 한 발짝 더 나가면 지금은 서툴게나마 자동응답시스템(ARS)으로 구분하는 상담 업무, 모든 대인 업무를 AI가 대체할 수도 있다. 이는 법조계, 의료계 등 모든 지식 노동 분야를 총망라할 것이다.

AI 시대에는 AI의 도움으로 훨씬 더 생산성을 올릴 수 있는 이들만 살아남을 것이다. 가장 어려워지는 이들은 이런 직종에 신입으로 들어가서 경력을 쌓으며 인맥과 경력을 쌓으려 하는, 내 아이들 같은 ‘초보자’ 경험이 필요한 이들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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