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정찰국 해커와 손잡은 도박사이트 총책, 범죄 수익 70억도 보냈다

검찰이 중국에서 북한 해커 등과 연계해 불법 도박사이트를 제작하고, 이를 국내에 유통시킨 혐의의 총책으로 지목된 50대 남성을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부장 이찬규)는 26일 국가보안법 위반, 도박공간 개설,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를 받는 김모(55)씨를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지난 2022년부터 2024년 사이 중국에서 외화벌이 사업에 동원된 북한 군수공업부 산하 313총국 및 정찰총국 소속 해커와 접촉하면서 불법 도박사이트 16개(도메인 71개)를 만들어 국내 도박사이트 운영자들에게 판매하고, 대포 계좌를 통해 도박사이트 유지보수비와 게임머니 수수료 등의 명목으로 최소 12억 8355만원의 범죄수익을 취득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 수사 결과 김씨는 텔레그램 및 위챗 통신으로 도박사이트 제작·점검 등을 두고 북한 해커들과 지난 2023년 10월부터 11월까지, 약 2달 동안에만 총 1181회에 연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씨가 접촉한 북한 조직들은 해외에서 외화를 벌어들이고 공작 활동 등을 전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313총국은 북한 정보기술 전략을 총괄하고, 중국 단동 등에 거점을 두고 불법 프로그램 용역을 수주해 외화를 벌며 유사시 대남 사이버전을 위한 공작을 수행한다. 정찰총국은 해외 파견 공작원들이 활동하는 부서로, 중국 단동 등에 ‘경흥교류사 대표단’ 등으로 신분을 위장해 활동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같은 범행에 동원한 대포계좌로 송금된 불법 수익이 약 235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했다. 특히 이 가운데 30%인 70억원 상당이 북한 해커에게 전달됐고, 결과적으로 북한 정권에 상납돼 통치 자금으로 사용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앞서 김씨는 2012년에도 북한 해커가 개발한 ‘게임 아이템 획득을 위한 자동 게임 실행 프로그램’을 국내에 유포한 혐의로 처벌받은 전력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사건은 국가정보원이 2023년 첩보를 입수한 뒤 서울경찰청 안보수사대가 같은 해 11월 김씨 주거지 등을 압수 수색하며 수사가 이어졌다. 검찰은 지난 7일 사건을 구속 송치받았고, 중국·베트남 등에 체류 중인 공범 3명에 대해선 계속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현재까지 확인된 범죄수익을 추징 보전하는 등 불법 수익을 차단하고 개인적 이익을 위해 국민의 안전과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를 위협하고, 북한의 대남 사이버테러 위험을 가중시키는 국가안보 위해사범에 대해 엄정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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