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채운 '완벽한' 금의환향... 유럽 챔프로 더 강해져 내한하는 손흥민의 토트넘

임기환 기자 2025. 5. 26.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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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

2010년 독일 분데스리가 함부르크 SV에서 처음 프로 무대를 밟았으니, 그로부터 15년이 지났다. 15년이면 강산이 한 번 반 변하는 세월. 그동안 선수 개인으로는 '월드클래스'란 수식어가 합당할만큼의 실력과 커리어를 쌓았지만, 팀적으로는 부족했던 게 사실이었다. 

손흥민 이야기다. 손흥민은 무관의 남자'였'다. 프로 데뷔 이후 수많은 개인상을 받았지만, 팀의 영광과는 거리가 멀었다. 성인 레벨에서는 대한민국 U-23(23세 이하) 국가대표팀 소속으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것이 유일한 우승이었다.

우승 문턱까지 간 적은 있었다. 10년 전인 2015 AFC(아시아축구연맹) 호주 아시안컵이었다. 그러나 당시 울리 슈틸리케 전 감독이 이끌었던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은 개최국 호주에 결승에서 무릎을 꿇으며 준우승에 그치고 말았다. 

유럽 커리어로 국한하면 두 번의 우승 기회가 존재했다. 유럽 정상을 목전에 둔 순간은 생각보다 일찍 찾아왔다. 토트넘 소속으로 2018-2019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진출했다. 당시 손흥민은 그야말로 최고의 컨디션을 보이고 있었다. 4강전에서 호셉 과르디올라 감독이 이끄는 '잉글랜드 최강'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독보적 클래스와 절정의 결정력을 선보이며 소속팀을 혈혈단신 결승으로 이끌었다. 

우주의 기운이 손흥민과 토트넘에게 모이는가 싶었지만, 결승에서는 모하메드 살라와 버질 반 다이크, 월드클래스 창과 방패를 보유한 리버풀에 일격을 맞고 말았다. 심지어 두 시즌 뒤인 EFL컵에서조차 손흥민과 토트넘은 준우승에 그쳤다. 

몇전 몇기쯤 될까. 이젠 계산도 힘들어질 순간, 손흥민과 토트넘은 또 한 번 우승의 호기를 잡았다. 토트넘은 SS 라치오, 아틀레틱 클루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이은 리그 페이즈 4위(5승 2무 1패)로 유로파리그 결선 토너먼트에 올랐다. 그러더니 16강전부터 네덜란드의 강자 AZ 알크마르, 독일의 명가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 그리고 이번 대회 최대 다크호스 노르웨이의 보데까지 제압하며 결승까지 승승장구했다. 

결승 상대는 리그 페이즈에서 자신들보다 1계단 앞선 자국 동기 맨유. 스페인 산마메스에서 열린 파이널에서 토트넘은 42분 터진 브레넌 존슨의 선제골을 잘 지켜내며 초대 대회 이후 41년 만에 유로파리그를 정복했다. 전지적 토트넘 시점에선 2007-2008시즌 칼링컵 이후 17년 만의 무관을 끊어냈다. 그리고 무관의 한을 푼 또 하나의 영웅, 손흥민은 세상 모든 것을 가진 함박웃음을 지으며 태극기 세리머니를 펼쳐보였다.

손흥민은 2015년 바이어 04 레버쿠젠에서 토트넘으로 이적했다. 토트넘 커리어만 어언 10년이 넘어간다. 토트넘의 마지막 우승이 2008년이라고 했다. 토트넘과 손흥민이 이루는 무관의 역사는 마치 평행이론과도 같았는데, 선수 커리어 막바지에 지긋지긋한 징크스를 끊어냈다. 

1992년생인 손흥민은 이전 한국나이로 34세다. 선수 커리어가 많이 남은 건 아니다. 프로에선 한 번도 우승하지 못하고 커리어를 끝내는 선수가 부지기수다. 그런데 손흥민급 선수가 그러기란 쉽지 않다. 월드클래스는 소위 말해 '급'이 있는 팀에서 활약하고, 그러면 우승 확률도 자연스레 올라가기 때문이다. 

손흥민은 적절한 시점, 아니 솔직히 말하자면 진즉에 유럽을 제패할, 그것도 최상급 유럽 대항전의 왕관을 쓸 기회가 있었지만, 그래도 다행인 건 지금이나마 챔피언에 올라다는 점이다. 자국 리그도 리그지만, 유럽 챔피언이 주는 의미와 위상은 남다르다. 그것이 아무리 유로파리그라 할지언정 말이다.

손흥민과 토트넘은 올여름도 대한민국을 찾는다. 2025 쿠팡플레이 시리즈를 통해서다. 쿠팡플레이는 시리즈의 단골손님인 토트넘에 전통의 명가 뉴캐슬 유나이티드까지 초청했다. 상술했듯 토트넘은 쿠팡플레이 시리즈의 '사랑방 손님'이다. 이번까지 쿠팡플레이 시리즈는 총 네 차례 개최하는데, 이중 토트넘이 세 차례 참여했다. 맨체스터 시티, 바이에른 뮌헨, 세비야 FC,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각각 1번씩이니 명실상부 최다 참여팀인 셈이다(해당시즌 K리그 올스타로 꾸려지는 '팀 K리그' 제외).

이전까진 솔직히 말해 최강의 면모로 대한민국을 찾았다고 보기엔 힘들었다. 상술한듯 무관의 세월이 길고 길었기 때문이다. 자국리그나 컵대회를 제패한 건 아니었으며, 오히려 쿠팡플레이 시리즈를 찾은 다른 팀들, 예컨대 맨체스터 시티나 바이에른 뮌헨, 심지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 비해서도 대회 참가 커리어나 명분이 부족해 보였던 건 사실이다.

그랬던 토트넘이 이젠 유럽 최강자의 자격으로 대한민국 땅을 밟는다. 아시아 최고의 축구선수 손흥민 역시도 이제는 고향땅을 밟는 보무가 당당할 수밖에 없다. 원래 최고였지만 월드클래스의 명성에 살짝 모자랐던 팀 성적 커리어까지 장착한 손흥민. 2% 모자랐던 아쉬움을 한방에 날린 수탉군단의 우두머리 손흥민과 그의 후배들이 펼칠 상암벌 퍼포먼스에 벌써부터 기대가 이는 건 괜한 기분 탓일까.    

글=임기환 기자(lkh3234@soccerbest11.co.kr)
사진=ⓒgettyImages/게티이미지코리아(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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