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투표 코앞인데 대선 공약집은 '아직'…"정치권 반성해야"

6.3 조기 대선에 출마한 후보들의 공약집이 사전투표일을 사흘, 본투표를 여드레 앞둔 26일까지도 공개되지 않았다. 해외에 거주하거나 체류하는 유권자들은 공약집을 보지도 못한 채 투표를 해야 했다. 각 정당은 갑작스러운 비상계엄과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에 따른 조기 대선의 특수성 때문에 공약집을 제때 만들지 못했다는 입장이지만, 전문가들은 유권자의 알권리를 침해했다는 비판은 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상훈 국민의힘 선대위 정책총괄본부장은 이날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들에 "PDF(전자문서)로 오늘내일 중 (공약집을) 공개할 것"이라며 "인쇄는 사정이 있어 책자 발간에는 3일 정도 소요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번 대선은 역사상 가장 늦게 공약집을 내놓은 대선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과거 공약집 발간이 가장 늦었던 대선은 2012년이다.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후보는 대선 9일 전, 문재인 민주당 후보는 10일 전에 각각 공약집을 공개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으로 이번처럼 조기 대선으로 치러졌던 2017년 대선 당시에도 문재인 민주당 후보는 11일 전, 홍준표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후보는 22일 전 공약집을 냈다.
개혁신당은 공약집을 별도로 내지 않기로 했다. 개혁신당 관계자는 "인쇄비가 드는 공약집을 제작하는 대신 접근성이 높은 온라인 플랫폼을 구축해 '돈 안 드는 선거' 기조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라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조기 대선이 2017년 상황과 다르다'는 말도 나온다. 정치권 관계자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은 임기 말에 이뤄진 만큼 각 당이 차기 대선을 위한 공약을 어느 정도 준비해둔 상태였다"고 말했다.
이번 대선의 경우 민주당은 유력 주자인 이재명 후보가 탄핵 정국에서 당대표를 맡아 '경선 공정성'을 고려하다 보니 당 차원에서 공약을 미리 준비하기 어려웠고, 국민의힘은 김문수 후보와 한덕수 전 국무총리 간 단일화 갈등으로 선대위 출범이 늦어진 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박창환 장안대 특임교수는 "지난 20대 대선 때도 네거티브전이 치열하게 벌어졌지만, 국정운영 방향을 둘러싼 (각 후보의) 차별화가 분명히 있었다"며 "아무리 구도가 우위에 있는 선거라고 할지라도 책임 있는 공당이라면 향후 5년간 국가를 어떻게 운영할지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권자 입장에서는 선호 투표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정치권이 반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책 경쟁의 빈자리를 후보 간 네거티브 공방이 차지하면서 대선 후유증이 한동안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이재묵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정책과 공약이 드러나지 않으니 각 당 선거 캠페인에서도 진영 대결이 두드러진다"며 "공약을 내걸고 책임지는 선거가 이뤄지지 못하면 결국 남는 게 정쟁이기 때문에 문제인 것"이라고 말했다.
한 정치권 인사도 "구체적 공약이 제시되지 않다 보니 TV토론에서 비난과 말꼬리 잡기, 과거 들추기만 주목받지 않느냐"며 "(네거티브전이) 선거 이후 갈등의 불씨로 남아 차기 정부가 출범한 뒤에 안정적인 국정 운영이 가능할지 의문"이라고 했다.
한편 공약집은 후보의 선거공약과 이에 대한 추진계획, 각 사업의 목표와 우선순위 등을 게재한 책자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후보자가 공약집을 발간할 때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에 이를 제출해야 하지만, 공약집 발간이 의무는 아니다. 지난 12일 선관위 홈페이지에 공개된 각 후보의 10대 공약도 선관위가 임의로 제출받아 공개한 것이다.
오문영 기자 omy0722@mt.co.kr 김지은 기자 running7@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허성태 "베드신 절대 찍지 말라던 아내, '오겜' 보더니 한 말" - 머니투데이
- "변기 앉아서" 유지태 결혼생활 조언…김준호 "그렇게 사냐" 폭소 - 머니투데이
- "전 남친 결혼식, 신부 화장해줘"…지인 요구에 '말다툼', 무슨 사연? - 머니투데이
- "선택당하는 데 지쳤다" 포미닛 남지현 고백…은퇴설은 일축 - 머니투데이
- "좌파없는 나라서 살고 싶어"…'최진실 딸' 최준희 발언에 시끌 - 머니투데이
- "저게 다 줄이야?" 단종 유배지, 어마어마한 인파...놀라운 '왕사남' 효과 - 머니투데이
- 중동서 발묶인 관광객들...UAE 정부가 체류비 부담, 기업도 "숙박 무료" - 머니투데이
- 허리 수술받았는데…박신양 "PD가 병실 찾아와 촬영 요구" 폭로 - 머니투데이
- 나무젓가락 든 女, 길 가던 男 얼굴에 '푹'...의정부서 무슨 일이 - 머니투데이
- "곧 예금 만기, 주식에 돈 넣자" 고객 뺏길라...예금금리 쑥 올린 곳 -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