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갯속 관세 전쟁… 공은 `차기 정부`로
정부 "FTA 특별 고려" 요청
차기정부서 기술·일정 협의

미국 정부가 지난 한미 관세 2차 기술협의에서 국가별 무역장벽보고서(NTE)에 따라 특정 농산물 등 다수의 '비관세 장벽'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고 우리 측에 구체적으로 요구한 사실이 처음 확인됐다. 정부 대표단은 지난주 워싱턴D.C.를 방문, 한국에 대한 상호 관세, 철강·자동차 등 품목별 관세 철폐와 함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특별한 고려가 필요하다"고 전달했다.
통상당국자는 26일 열린 관세 관련 2차 기술협의 백브리핑에서 이번 2차 협의 때 미국 측이 NTE 관련 요구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미측 이해관계자들이 제기한 사항들을 가지고 제기한 걸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정부도 관계부처가 이번 회의를 준비했을 때도 NTE 보고서를 중심으로 제기할 것을 대비해서 갔다"면서 "구체적인 사항을 확인해 줄 수 없지만, 올해 처음 나온 게 아니라 수년간 반복돼서 제기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기술 협의에서 미국 측이 특히 강하게 요구한 사안은 '30개월 미만 미국산 쇠고기 수입 제한'인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정부는 2008년 한미 간 쇠고기 시장 개방 당시 한국이 30개월 미만 쇠고기만 수입하도록 한 조치를 '과도기적 조치'로 규정해놓고, 이후 해당 조치가 유지되는 데 대해 불만을 제기해 왔다.
이번 기술협의는 협상 분야를 조율했던 1차 협의와 달리 양측이 균형 무역, 비관세 조치, 디지털 교역, 경제 안보, 원산지, 상업적 고려 등 6개 분야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논의를 진행하는 자리였다. 미국 측이 비관세 장벽 해소를 협상 카드로 내세우자, 관세율 인하 논의는 차기 정부 출범 이후 열릴 3차 기술협의에서 집중적으로 다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대표단은 이번 협상에서 '한미 FTA'를 강조하며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겠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이 당국자는 "한미 FTA에 대한 특별한 고려가 필요하다"고 전달했다며 "한국과 미국 간에는 이미 한미 FTA가 체결돼 있고, 관세 부분에서 추가로 인하할 여지가 없기 때문"이라고 역설했다.
이어 "한미 FTA 체결 이후 미측이 제기한 사안들은 이행 채널을 통해 꾸준히 논의하고 관리해 온 사안이 있다"면서 "미국이 제기한 사안에 대해 해결책 또는 양측이 상호 합의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하는 데 있어 논의를 조금 더 용이하게 진행할 수 있는 측면이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현재 일본, 베트남 등 18개 주요 국가와 상호관세 관련 협상을 동시에 진행 중이며 이들 국가 중 FTA를 체결한 나라는 없다는 게 정부 측 설명이다. 즉, 협상 대상국 중 한국만이 미국과 FTA를 맺고 있어, 이를 협상에 활용할 여지가 크다는 의미다.
다가올 3차 기술협의와 관련해 그는 "3차 협의는 미국 측이 제기한 사안을 관계부처와 조율하면서, 미국이 이를 구체적으로 검토하는 데 더해 새 정부가 어떤 지침을 주는지가 중요한 차이점"이라며 "(미국이)18개국과 협의를 빠듯하게 진행 중이어서, 7월 8일 협상 시한까지는 별도의 채널에서 합의 도출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다음 주 차기 정부가 들어오면 기술 협의를 진행하고 향후 일정을 미국 측과 협의해서 정할 예정이다"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예측 불가능한 협상 스타일 탓에 세부 의제가 명확히 드러나지 않고 있다며, 한미 FTA를 기반으로 협상을 주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송영관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트럼프 대통령 스타일에 맞춰서 협상을 진행하다보니 세부의제가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은 측면이 있다"면서 "미국 측도 협상을 빨리 끝내고 싶어하는 측면이 있을 것이고, 우리 측은 비관세장벽 분야에서 내줄 것은 내주고 이득을 취할 부분이 있으면 협상 전략을 내세우는 것도 방법이다"라고 말했다.
세종=강승구기자 ka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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