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김새론 "무섭다, 다 내려놓고 싶다"...'기타맨'서 전한 마지막 메시지

[TV리포트=강해인 기자] 배우 故김새론이 세상에 들려주고 싶었던 마지막 이야기가 공개됐다.
"무서워". 영화 '기타맨'에서 속마음을 털어놓는 김새론의 모습을 마주하면 만감이 교차한다. 음주 운전 사고 이후 연예계에서 자취를 감췄던 그는 몇 번의 복귀 시도가 모두 무산됐다. 그리고 지난 2월에는 김새론이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이후엔 그에게 있었던 일들이 다시 조명되고 있다. 서로가 진실이라 주장하는 다양한 말들 속에서 김새론은 유작 '기타맨'을 통해 진짜 자신의 목소리를 전했다.
'기타맨'은 기타리스트 기철(이선정 분)이 밴드 '볼케이노'에 합류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가 중심에 있다. 거듭된 실패로 냉소적이던 기철은 유진(김새론 분)의 도움으로 마음의 문을 열고 멤버들과 호흡을 맞춘다. 하지만 기철의 어두운 과거가 밴드에 위기를 가져온다. '기타맨'은 기철과 유진이 이 난관 앞에서 갈등하고 밴드를 지키기 위해 발버둥 치는 모습을 담았다.
음악인 이선정 감독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은 '기타맨'은 만듦새가 뛰어난 작품은 아니다. 영화 제작이 처음이라는 그는 연출, 시나리오, 주연 등을 모두 진행하며 '기타맨'을 향한 열정을 보였다. 이선정 감독은 음악인으로서 진정성을 담기 위해 이런 작업 방식을 택했다고 전했다. 그리고 "올해 5월에 개봉하겠다"라고 김새론과 했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서둘러 후반 작업을 진행했다고 한다. 이런 상황 탓인지 영화가 거칠다는 인상을 받았다.


감독의 의도는 좋았지만 '기타맨'이 관객에게도 의미 있는 영화가 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과잉된 감정 표현, 대사 간의 공백 등 어색한 장면이 많았던 영화다. 그리고 2시간 가까이 진행되는 이야기가 개인의 음악을 향한 애정과 어려움을 호소하는 데만 그쳐 따라가기에 벅찼다. 대중음악과 밴드 음악을 이분법적으로 구분하는 태도 역시 많은 공감을 사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기타맨'은 김새론의 마지막 작품으로 이름을 알렸다. 영화 외적으로 가장 주목을 받았던 김새론은 영화 안에서도 가장 돋보인다. 그는 직장을 다니면서도 인디 밴드를 향한 꿈을 포기하지 않았던 '유진' 역을 맡았다. 이 캐릭터는 독립 영화 '기타맨'을 통해 배우로서 다시 팬들 앞에 서려고 했던 김새론과 유사한 부분을 공유하고 있다.
음주 운전 논란 이후 대중 앞에 설 수 없었던 김새론은 생계가 불안정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바 있다. 다수의 매체는 빚 등으로 생활고를 겪던 김새론이 아르바이트 등을 했다는 소식도 전했다. 이런 정보를 알고 있는 상황에서 불과 몇 달 전(기타맨은 작년 10월부터 촬영됐다)의 김새론이 유진의 입을 빌려 꿈과 삶에 관해 말하는 장면은 복잡한 감정을 느끼게 한다.

'기타맨'엔 생전 김새론의 고민과 두려움이 드러나는 듯한 장면이 있다. 영화 내에서 유진은 "사는 게 쉽지 않다", "다 내려놓고 싶다", "나를 기억해 줘", "무섭다. 이젠 나 혼자 가야 해" 등의 대사를 통해 속마음을 드러낸다. '기타맨' 촬영 전후로 많은 일을 겪었던 김새론의 상황이 오버랩 되는 대사다. 그래서 유진이 아닌 김새론이 직접 세상에 털어놓는 이야기로 보이기도 한다. 이런 요소 탓에 '기타맨'은 김새론을 추모하는 느낌이 강한 영화로 읽힐 수 있다.
김새론은 떠났지만 그의 죽음을 둘러싼 사건들은 여전히 베일에 싸여있다. 그와 관련된 정보가 공개되면 누군가는 다치고 진실 공방이 오간다. 그리고 또 다른 인물이 다치고 이런 구도가 반복되고 있다. 이제는 누구를 위해 김새론의 삶이 공개되고 있는지도 모를 지경에 이르렀다. 그의 유작이 공개된 시점에 이 영화에 바랄 수 있는 건 하나뿐이다.
부디 김새론이 '기타맨'을 촬영하던 카메라 앞에서만큼은 행복한 시간을 보냈기를.
강해인 기자 khi@tvreport.co.kr / 사진= 영화 '기타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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