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죽만 울린 법관대표회의…대선 이후 속행
대선 이후 날짜 추후 지정…안건 5건 추가 상정
법조계, 법관대표회의 '대표성' 여진 계속
[일산=이데일리 최오현 기자] 사법부 독립과 신뢰 회복이라는 안건을 두고 열린 전국법관대표회의 임시회의가 결국 아무런 공식 입장을 내지 못한 채 마무리됐다. 정치권과 언론의 관심이 집중됐던 만큼 변죽만 울렸단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전국법관대표회의는 각급 법원에서 선출된 대표 판사들이 모여 사법행정과 재판 독립 등에 대해 의견을 모으는 공식 회의체다. 이날 회의는 전체 대표 126명 중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88명이 참석해 정족수를 채웠다. 현장에는 의장단을 포함해 약 20명의 판사가 모였다.
회의에서는 사법부가 선거 직전 특정 후보의 사건과 관련해 직간접적인 입장을 내는 것이 정치적인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법관대표회의 관계자는 “법원 안팎에서 안건을 의결하고 입장을 표명하는 것이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고, 이런 부분에 대한 구성원 얘기가 있어 내부적으로 속행하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했다”며 구성원 의견 수렴을 거쳐 속행 날짜를 추후 지정하겠다고 밝혔다. 속행될 회의는 전면 원격 회의로 진행키로 했다.
이날 당초 상정된 2가지 안건 외 추가로 5건의 안건도 현장 발의돼 상정됐다. 초기에 법관대표회의 운영위원회에서는 ‘각종 제도 변경이 재판 독립을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와 ‘재판 독립을 보장하고 공정성 준수를 위해 노력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추가 상정된 안건 역시 주로 사법부 독립과 재판 독립의 침해에 대한 우려 내용이 포함됐다. 재판 독립 보장과 공정한 재판을 위한 노력 의지도 반영됐다. 특히 ‘판결에 대한 비판을 넘어 법관에 대한 특검, 탄핵, 청문 절차 등을 진행하는 것은 사법권 독립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것임을 천명하고 재발방지를 촉구한다’는 내용도 새로 상정됐다. 다만 ‘전체 법관의 의사가 왜곡되지 않도록 회의 전 미리 확정된 안건에 대해 각 법원 구성원 의사를 명확히 확인, 그 결과를 공개하고 대표들은 각 안건을 공개투표 한다’는 발의 내용은 상정되지 않았다.
회의는 대선 뒤로 연기됐지만 구성원 내부 반발이 표출되면서 법관대표회의의 대표성에 관한 여진이 예상된다.
이번 회의 개최 과정에서 법관대표회의가 전체 법관들의 전반적인 의사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의견이 제기됐었다. 실제로 회의 개최 전 이미 70명 이상의 법관이 ‘회의 자체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서울고등법원 한 부장판사는 “법관대표회의가 법관들의 전반적인 의사를 반영하지는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법관대표회의에 각급 법원대표자로 나서는 이들이 많지 않고, 전체 법관들이 제시된 안건에 의견을 표출하는 일도 소극적이어서 일부 의견이 과잉 대표되고 있다는 후문이다.
반면 수도권 내 한 법원장 출신 변호사는 “개회 요건이 규정으로 정해져 있기 때문에 그 요건에 맞으면 개회가 되는 것”이라며 “대표성이 떨어진다는 것은 특정 정치적인 입장을 전제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속행 결정과 이유에 동의한다”고 평가했다.
이번 회의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과 관련한 대법원의 파기환송 결정 이후, 법관 일부가 ‘사법 신뢰 훼손’ 우려를 제기하며 소집됐다. 한편 법관대표회의는 추가 상정된 안건들을 통합하거나 조율한 다음 속행 회의에서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최오현 (ohy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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