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을 것 없었던 소문난 잔치’…트럼프 주최 밈코인 만찬 부실 메뉴 구설

대통령 접견권을 돈 받고 팔아넘겼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트럼프 밈 코인’ 행사가 부실한 만찬 메뉴로 또 한번 입길에 올랐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3일 자신의 이름을 딴 밈 코인 ‘트럼프’($TRUMP) 최다 보유자 220명을 초청해 미국 버지니아주에 있는 자신의 ‘트럼프 내셔널 골프 클럽’에서 만찬을 대접했다. 참석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려면 최소 수억원어치 이상의 코인을 갖고 있어야 했는데, 미국 방송 엔비시(NBC)에 따르면 손님 220명이 사들인 코인이 총 3억9400만달러(우리돈 약 5377억원)어치에 이른다고 한다. 윤리 전문가들은 트럼프가 가상자산(암호화폐)을 통해 돈을 벌어들이면서, 심지어 미국 대통령과 만날 기회까지 경매에 부쳤다며 일제히 비난 목소리를 냈다. 하지만 정작 행사 참석자들은 크게 실망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외신들이 25일 보도했다.
무엇보다 혹평을 받은 것은 음식이었다. 이날 행사는 최고로 격식을 갖춰야 한다는 ‘블랙타이’ 모임으로 호화로운 만찬이 예상됐다. 그러나 실제로 제공된 음식은 양도 적고 부실했다는 평가다. 이날 메뉴는 쇠고기 스테이크, 레몬즙을 뿌린 익힌 광어, 으깬 감자와 야채모듬이었다. 디저트로는 초콜릿이 들어간 라바 케이크(자르면 용암처럼 액체 초콜릿이 새어나온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가 제공됐다.
참석자들은 언론 인터뷰에서 불만을 토로했다. 트럼프 코인을 사는 데 48만달러(6억5천만원)를 지불했지만, “배가 고파 만찬장을 떠났다”고 한 틱톡 인플루언서 니콜라스 핀토는 “트럼프 골프장에서 먹어본 것 중 최악이었다”고 미국 테크 전문매체 와이어드와의 인터뷰에서 음식을 평가했다. 음료는 ‘트럼프 와인’(트럼프가 보유한 와인 회사의 와인)과 물만 제공됐으며, 물도 한 번만 채워줬다고 한다. 핀토는 경제지 포천 기자에게도 행사 도중 문자를 보내 음식이 “쓰레기”라며 “월마트(에서 파는 싸구려) 스테이크”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투자자인 존 하퍼는 만찬에 나온 생선 요리에 대해 “마치 코스트코 냉동고 코너에서 나온 것 같았다”고 평가하면서 “홀리데이 인(호텔 체인)에서 하는 결혼식들에서도 이것보다는 나은 음식이 나온다”고 경제 전문매체 ‘더스트리트’에 말했다.
한 참석자가 찍어 올린 메뉴 사진이 공개되자 “스피릿 에어라인(미국 저가항공사) 기내식보다 못하다”(미국 CNBC) “금빛 트럼프 로고 접시만 아니면 이케아 식당 음식이라도 믿겠다”(영국 인디펜던트)는 외신의 조롱도 나오고 있다.
사실 음식보다는 대통령을 만나려고 그 자리에 간 것이지만, 정작 ‘기대했던’ 대통령과의 만남의 시간도 짧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짧은 연설을 한 뒤 23분만에 만찬장을 떠났으며, 참석자들의 질문을 받지도 함께 기념사진을 찍어주지도 않았다고 한다. 영국 인디펜던트는 이번 만찬을 2017년 허위 광고 사기극으로 논란이 됐던 ‘파이어 페스티벌’에 비유하는 누리꾼의 글을 함께 보도하기도 했다.
물론 모든 참석자들이 불만을 토로한 것만은 아니다. 약 1850만달러(우리돈 250억원 가량)를 들여 가장 많이 코인을 구매한 사람으로 이름을 올린 중국계 억만장자 저스틴 선은 행사 뒤 자신의 소셜미디어계정에 “트럼프 코인 최다 소유자이자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로서 갈라 디너에 참석하게 돼 영광이었다. 우리 산업을 변함없이 지지해 주셔서 감사하다”는 글을 행사 뒤 올렸다. 가상자산 ‘트론’을 만든 저스틴 선은 조 바이든 행정부 당시 금융 범죄 혐의로 법무부 조사를 받은 바 있다고 미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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