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단단해진 ‘최고령 홀드왕’, 노경은은 왜 너클볼을 던지는가

심진용 기자 2025. 5. 26.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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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노경은. SSG 랜더스 제공



SSG 노경은. SSG 랜더스 제공



SSG 노경은(42)은 KBO리그에서 가장 다양한 공을 던지는 투수 중 1명이다. 직구와 포크볼, 슬라이더, 커브에 너클볼까지 던진다.

다양한 구종은 곧 투수의 힘이다. 셰프가 꽉 찬 냉장고 앞에 서서 그날 재료 상태에 따라 메뉴를 고민하듯, 노경은도 매 경기 컨디션에 따라 던질 공을 골라잡는다. 올해는 커브 비중을 약간 올렸다. 리그 전체적으로 어퍼 스윙을 하는 타자가 많이 늘어서 각도 큰 커브가 효과적이라는 설명이다.

140㎞ 중반대 직구와 결정구 포크볼이 있고, 상황에 따라 활용할 수 있는 다른 변화구도 완성도가 높다. 불혹의 노경은이 여전히 리그 최고 불펜으로 활약할 수 있는 이유다.

그러나 그 많은 구종 중에서도 노경은이 가장 애착을 가지는 공은 너클볼이다. 불펜에서 몸을 풀 때부터 4~5개씩 너클볼을 던진다. 실전에서도 이따금 너클볼을 던진다. 꾸준히 던져야 감각을 잊지 않고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기가 끝난 뒤에도 너클볼을 더 잘 던지기 위해 계속 고민한다.

노경은은 “아무리 해도 잘 안되는 게 있다”며 직접 공을 쥐고 시범을 보였다. 과거 넥센(현 키움)과 KT에서 뛰었던 외국인 투수 라이언 피어밴드를 언급하며 “피어밴드나 다른 투수들은 너클볼을 검지와 중지를 활용해 던진다. 나는 그게 잘 안되더라. 손가락 3개를 얹어서 중지와 약지로 던진다”고 했다. 노경은은 “나도 오리지널 그립으로 너무 던져보고 싶은데 잘 안되더라. 언젠가는 다른 사람들 앞에서 ‘너클볼 진짜 완성했다’고 당당하게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SSG 노경은이 설명하는 너클볼 그립. 왼쪽이 정통 너클볼 그립, 오른쪽은 노경은의 그립이다. 노경은은 “다른 투수들은 중지와 검지로 너클볼을 던지는데 나는 그게 잘 안돼서 손가락 3개를 얹어 중지와 약지로 던진다. 언젠가는 오리지널 그립으로 던지고 싶다”고 말했다.



너클볼을 향한 애착은 곧 현역 연장의 의지다. 노경은은 “내가 어릴 때부터 꾸준히 야구를 잘했다면 진작 은퇴를 했을 거다. 하지만 워낙 부침이 많았다. 한 10시즌 정도는 잘하고 은퇴하는 게 꿈이었는데 아직 그러지를 못했다”고 말했다.

노경은은 올해까지 프로에서 20시즌을 뛰었다. 그중 자신이 생각하는 ‘잘한 시즌’은 과거 두산과 롯데 시절을 포함해 이제 7시즌 정도다. 앞으로 최소 3년은 더 잘해야 10시즌을 채운다. 그 뒤에도 힘이 남아 있다면 최대한 오래 야구를 하고 싶다. 그래서 너클볼을 손에서 놓을 수가 없다. 노경은은 “더 나이 먹고 직구 힘이 떨어져도 너클볼이 그만큼 좋아지면 2~3년은 더 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웃으며 말했다.

올해 42세의 노경은이 최소 3년, 나아가 그 이후까지 이야기할 수 있는 건 나이가 들수록 오히려 더 단단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고령 홀드왕’을 기록한 지난해보다 올해가 더 좋다. 26일 기준 27경기 등판해 27.2이닝 동안 평균자책 1.63에 8홀드 2세이브를 기록 중이다. 변화구 위력이 여전한 데다, 직구는 평균 구속 145.8㎞로 지난해 144㎞보다 2㎞ 가까이 더 올랐다. 노경은은 “비시즌 준비 잘한 효과를 보는 것 같아 뿌듯하다. 아직 여름도 안됐는데 지난해보다 페이스가 좋다”고 말했다.

노경은은 이날까지 등판 횟수와 소화 이닝 모두 팀 내 1위다. 조병현, 이로운, 한두솔 등 후배들이 분전하면서 SSG 불펜진 전체가 지난해보다 훨씬 더 강해졌지만, 그럼에도 이숭용 SSG 감독이 결정적인 순간 가장 믿고 꺼내 드는 카드는 여전히 노경은이다.

SSG 노경은. SSG 랜더스 제공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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