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Y프로젝트 설계 당선작 지침 위반 덮었나… 경찰, 관련 녹음 파일 확보

안경호 2025. 5. 26.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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警, 공모 관리 업체·市 공무원 간
건축 연면적 초과 놓고 통화 주목
업체 "허용 범위 많이 초과" 보고
市, "기술 검토 때 설명하라" 요구
정작 업체에 설명 기회 없이 끝내
게티이미지뱅크

광주광역시의 Y프로젝트-영산강 익사이팅 존 조성 국제 설계 공모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경찰이 광주시가 당선작의 건축 연면적 허용 범위 초과 논란을 일부러 덮으려고 했던 건 아닌지 주목하고 있다. 일각에선 공모 탈락 업체가 광주시를 상대로 낸 설계 계약 우선협상자 지위 배제 및 계약 체결 금지 가처분 신청이 법원에 의해 기각돼 수사 동력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지만 경찰은 "가처분 결과와 수사는 별개"라고 선을 그었다. 그도 그럴 게 가처분 재판부는 쟁점 사안 중 가장 핵심인 당선작의 건축 연면적 허용 범위 초과 여부에 대해 판단을 하지 않았다.

26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광주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공모 관리 용역 업체 S사 관계자가 2월 18일 오후 5개 공모안에 대한 기술 검토 종합 보고서를 만들어 광주시에 전달한 뒤 공모 발주 부서 직원 B씨 등과 휴대폰으로 통화한 내용이 담긴 녹음 파일을 최근 확보했다.

한국일보가 입수한 통화 녹음 파일을 들어보면 S사 관계자가 캐드(CAD·컴퓨터 이용 설계) 프로그램으로 A컨소시엄 공모안의 건축 연면적을 산출한 결과 허용 범위(5,000㎡)를 넘었다고 하자, B씨는 "그 부분은 실시 설계 때 조정이 가능한 거고, 여기(설계 설명서 건축 개요)에 본인들이 면적을 써 놨잖아요"라고 반박한다. 이에 S사 관계자는 "그건 안 돼요. 그게 바로 (건축 설계) 현상 공모의 폐해예요. 그렇게 되면 왜 기준을 줘요"라고 따진다. A컨소시엄이 기재한 건축 연면적을 검산(檢算)하지 않고 그대로 수용해선 안 된다는 얘기였다. 그러자 B씨는 "우리 시에선 캐드가 안 열려요(없다는 뜻)", "(시에선 건축 연면적을) 확인할 수 없어요", "그러면 설계 공모 관리(S사)에서 내일 다 설명을 해 줘야 돼요"라고 거듭 말한다. 이튿날 공모안 기술 검토를 위한 운영 위원회 회의가 열리는데, 이때 운영 위원들에게 A컨소시엄 공모안 등의 건축 연면적 허용 범위 초과 여부에 대해 설명하라는 것이었다. 이에 S사 관계자는 "하라고 하면 할게요"라고 답한다.

그러나 정작 운영 위원회 회의 당시 A컨소시엄 공모안 등의 건축 연면적 허용치 초과 여부에 대한 S사의 설명 기회나 절차는 없었다. 대신 광주시는 A컨소시엄 공모안의 기술 검토 종합 보고서 건축 연면적 점검 항목란에 S사가 허용 범위를 과도하게 초과해 지침 위반에 해당한다 의미로 표시한 X자(字)를 지우고 건축 면적 개요로 고쳐 적었다. 그래서인지 광주시가 수정한 기술 검토 종합 보고서를 받아본 운영 위원들은 건축 연면적에 대해선 아예 언급도 하지 않았고, 2월 19일 본심사 때도 심사 위원들이 이를 문제 삼지 않았다. A컨소시엄 공모안은 당선작으로 선정됐다.

강기정 광주광역시장(오른쪽 두 번째)이 3월 27일 오후 광주시청 5층 기자실에서 출입 기자들과 긴급 간담회를 갖고 ''영산강 익사이팅 존' 설계 당선작 선정 논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광주시 제공

경찰은 광주시가 당선작의 실격 처리를 막으려고 S사의 기술 검토 종합 보고서 내용을 수정한 것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이와 관련, 강기장 광주시장의 발언도 논란을 키운 상태다. 강 시장은 3월 27일 긴급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A컨소시엄 공모안의 건축 연면적 점검란에 표시된 X자를) 우리 시에서 확인해 보니 가위표(X)라고 해석할 수 없는 거예요. 그래서 X표가 아니라 팩트(A컨소시엄 공모안 설계 설명서에 기재된 건축 연면적)를 그대로 해서(써서) 심사위원회에 올렸다"라고 했다. 이는 캐드가 없어서 실제 건축 연면적을 확인할 수 없다는 B씨의 통화 내용과 배치되는 것이다. 강 시장이 거짓말을 했거나, 누군가가 강 시장에게 허위 보고했을 가능성이 나오는 이유다.

경찰 관계자는 "광주시가 S사의 기술 검토 종합 보고서를 S사와 의견 조율 없이 수정한 과정 등 관련 의혹들을 묵묵히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안경호 기자 k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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