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 임시버스, 첫차 조정에도 주민 불편 여전

김영우 기자 2025. 5. 26.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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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만 바꾼 땜질 처방”…운행 횟수·배차 간격 개선 요구 확산
통학·출근 수요 몰리는 시간대 증편 시급…막차 미운행 사례도 논란
고령에서 대구 화원읍 설화명곡역까지 운행하는 고령군 임시버스.
"설화명곡역까지만 가면 소용이 없어요. 대구 시내로 들어가려면 환승 때문에 매번 지각 걱정입니다."

고령군이 농어촌버스 606번 노선 중단에 따른 대체 수단으로 설화명곡역 방면 임시 전세버스를 투입한 지 나흘째. 군은 민원에 따라 첫차 시간을 오전 7시에서 6시로 앞당겼지만, 생활 리듬과 맞지 않는 운행 체계에 대한 비판은 여전히 거세다.

고령군은 지난 23일부터 대가야읍과 대구 화원읍 설화명곡역을 오가는 전세버스를 하루 8차례 임시 운행하고 있다. 하지만 수년간 기존 606번 노선을 이용해온 주민들은 대부분 오전 6시에서 6시 30분 사이에 출근·통학·병원 진료 등을 위해 버스를 이용해왔던 만큼, 초기 오전 7시 첫차는 일상에 큰 혼선을 불러왔다.

군은 주민 민원에 대응해 26일부터 첫차 시간을 조정했지만, 일각에서는 "시간만 바꾼 임시조치일 뿐"이라며 근본적인 개편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해당 노선을 운전해온 운수 종사자들은 "생활 기반의 수요가 분명한 만큼, 단순 조정이 아닌 구조적 개선이 시급하다"는 데 입을 모은다.

한 버스 기사는 "매일 같은 시간에 타는 승객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지역 교통의 기준"이라며, "버스는 효율보다 사람을 기준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오전·오후 수요가 몰리는 시간대에 증편 없이 지금 체계를 유지한다면, 불편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운행 첫날인 23일에는 통학 학생과 일반 승객이 한꺼번에 몰리며, 25인승 차량이 수용 한계를 초과했다. 고령군은 이에 따라 45인승 전세버스를 긴급 투입했지만, 단일 시간대에 수요가 집중되는 현상은 여전하다. 일각에선 "차량을 바꾸는 것만으론 부족하다"며, 운행 횟수 자체를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현장에선 구체적인 개선 요구도 나오고 있다. 오전 6시·6시 30분·7시 등 30분 간격의 정기 운행과, 오후 3시~6시 사이 학생 하교와 주민 귀가 수요에 맞춘 증편이 그것이다. 이 시간대는 수요가 고정적이고 반복적인 만큼, 실효성 있는 조정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또한 24일 저녁, 설화명곡역에서 대가야읍으로 향하는 막차(오후 9시 35분)가 실제로 운행되지 않았다는 제보도 접수됐다. 버스를 기다리던 주민들이 끝내 택시를 타고 귀가해야 했다는 상황은, 단순한 혼선이 아닌 일상 붕괴에 가까운 불편으로 다가오고 있다.

주민들 사이에선 "어차피 연말까지 임시버스 운행을 이어갈 계획이라면, 시간표 확대와 차량 증편은 기본 전제"라는 인식이 확산 중이다. 한 주민 A씨(45)는 "사람들이 버스를 안 타는 게 아니라 못 타는 상황인데, 그걸 수요가 적다고 판단해선 안 된다"며, "차라리 빈 차가 다니더라도 여유 있게 운영해주는 게 백 번 낫다"고 말했다.

계속되는 주민 불편과 외부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행정은 여전히 제한된 범위 내 대응에 그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주민들 사이에서는 "더는 수동적인 민원 처리로 일관하지 말고, 교통약자의 일상에 맞춘 선제적 행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