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싹 잡아들여” 홍장원 폭로 당일, 윤석열 비화폰 정보 원격 삭제돼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이 윤석열 전 대통령으로부터 비상계엄 당일 ‘방첩사령부와 협업해 싹 다 잡아들이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폭로한 당일, 윤 전 대통령의 비화폰 정보 등이 삭제된 정황을 경찰이 포착했다. 12·3 내란사태를 수사 중인 경찰은 증거인멸 혐의로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특수단)은 26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비화폰 서버 분석 과정에서 윤 전 대통령과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의 비화폰 정보를 원격 삭제한 정황을 확인해 증거인멸 혐의로 지난주부터 수사를 개시했다”고 밝혔다. 윤 전 대통령 등 3인의 비화폰 정보가 원격으로 삭제된 시점은 비상계엄 3일 뒤인 지난해 12월6일이다.
이날 홍 전 차장은 국회 정보위원회에 출석해 12월3일 밤 10시53분에 윤 전 대통령이 전화를 걸어 “이번 기회에 싹 잡아들여 정리하라. 국정원에도 대공 수사권을 줄 테니 우선 방첩사령부를 도와서 지원하라. 자금이면 자금, 인력이면 인력을 무조건 도우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홍 전 차장은 윤 전 대통령의 지시 뒤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과 통화하면서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우원식 국회의장 등의 위치추적 요청을 받았다고도 했다. 윤 전 대통령이 주요 인사 체포를 사실상 지시했다고 홍 전 차장이 폭로한 당일, 윤 전 대통령과 홍 전 차장 등의 비화폰 통화내역 등이 삭제된 것이다. 특수단 관계자는 “서버를 건드린 것은 아니고 원격으로 휴대전화 사용자 관련 정보를 삭제했다. 일반 휴대폰으로 치면 초기화를 했다고 보면 된다”며 “아직 구체적으로 누가 삭제를 했는지는 알 수 없으나, 경호처에서 삭제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김성훈 전 경호차장은 지난해 12월7일 경호처 직원에게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곽종근 전 육군특수전사령관의 비화폰 통화기록을 원격으로 삭제하라고 지시했으나 실무자가 이를 거부하기도 했다.
대통령실 폐회로텔레비전(CCTV) 영상도 확보한 특수단은 이날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최상목 전 경제부총리,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을 다시 불러 조사했다. 특수단 관계자는 “대통령실 폐회로텔레비전을 분석해보니 국무회의와 관련해 그간의 진술과 다른 부분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경찰이 확보한 영상은 비상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가 열렸던 대접견실과 대통령 집무실 복도 등을 찍은 영상이다.
이지혜 기자 god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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