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대안교육기관 급식 중단 위기…도교육청 예산 편성 안 해

경기도내 대안교육기관이 올 하반기부터 급식이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대안교육기관 급식비 등을 지원할 수 있는 조례가 올해부터 시행됐지만, 경기도교육청이 '학교 밖 청소년'에 해당한다며 급식비 예산을 편성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경기지역대안교육협의회와 경기도대안학교연합회 소속 학부모, 교사, 재학생 등은 26일 오전 도교육청 남부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도교육청은 ‘대안교육기관 지원 조례’를 즉각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법과 조례까지 제정됐는데도 도교육청이 이를 실행하지 않아 수천명의 대안교육 학생들이 급식 중단 위기에 직면했다”면서 “대안교육기관이 ‘학교 밖 청소년’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급식지원을 떠넘기는 것은 도교육청의 존재 이유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동안 대안교육기관 급식비는 경기도가 ‘학교밖청소년지원법’을 근거로 2020년부터 시·군과 분담해 지원해왔다. 도는 올해 대안교육기관 113곳(학생 8200여명) 급식비 92억원 가운데 상반기 예산 46억원을 집행했지만, 하반기부터는 도교육청이 등록 대안교육기관에 대한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관련 법과 조례가 제정됨에 따라 등록된 대안학교에 대한 지원 주체는 도교육청이라는 것이다. 도내 등록 대안교육기관은 72곳(학생 6천여명)이다.
2022년 1월 제정된 ‘대안교육기관에 관한 법률’을 근거로 마련된 ‘경기도교육청 대안교육기관 지원 조례’에는 ‘교육감은 예산의 범위 내에서 학생 급식비 등 교육복지 경비를 지원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도교육청은 ‘해야 한다’는 의무가 아닌 ‘할 수 있다’는 임의 규정을 이유로 사실상 예산 편성을 하지 않고 있다. 도교육청은 기존처럼 도와 시·군이 부담해야 한다며 버티고 있다.
박민형 대안교육연대 정책위원장은 “경기도교육청은 예산을 추경에 편성하거나 경기도, 또는 지자체와 소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어떠한 행동이나 노력도 없이 방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것은 단순한 예산 문제가 아니라 법과 제도의 신뢰를 무너뜨리고, ‘어느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교육’이라는 임태희 교육감의 공약과도 거리가 멀다”면서 “대안교육을 선택했다는 이유로 배제되고 차별받아서는 안된다. 임 교육감의 책임있는 행동을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경기지역대안교육협의회는 다음달 9일 오후 2시 도교육청 대강당에서 장한별 경기도의회 교육행정위원회 부위원장을 좌장으로 한 토론회를 열고, 조례 이행을 위한 방안 등을 모색할 방침이다.
이정하 기자 jungha98@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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