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공룡 물총' 들고 은행 강도짓...30대男의 최후

김혜선 2025. 5. 26.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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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감 물총에 검은 비닐봉지 씌우고 범행
강도미수 혐의...징역 2년6개월에 집유 4년

[이데일리 김혜선 기자] 아들의 장난감 물총에 검은 비닐 봉지를 씌우고 권총인 척 은행 강도 행각을 벌인 30대 남성이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사진=부산경찰청)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동부지원 형사1부(부장판사 이동기)는 강도미수 혐의로 기소된 A(30대)씨에게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법원은 A씨에 보호관찰과 사회봉사 120시간도 명령했다.

A씨는 지난 2월 10일 오전 10시 58분쯤 부산시 기장군 한 은행에 들어가 직원을 협박해 금고 속 돈을 빼내려 한 혐의를 받는다.

(사진=부산경찰청)
당시 A씨는 털모자와 목도리 등으로 얼굴을 가리고 검은 비닐 봉지에 물총을 넣어 권총인 것처럼 위장, 은행에 들어갔다. A씨는 은행 안에 있던 직원과 고객 등 10여명에게 “모두 밖으로 나가”라고 소리치고, 한 직원에게 5만원 권 지폐를 담을 것을 요구했다.

당시 한 시민이 A씨가 한눈을 판 사이 물총을 쥔 손을 쥐고 몸싸움을 벌였고, 은행 직원들이 달려들어 A씨를 제압했다. A씨는 약 2분만에 제압돼 경찰에 넘겨졌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진짜 권총이 아닌 8세 아들의 공룡 모양 물총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5년 전 가족과 함께 서울에서 고향인 부산으로 내려 온 A씨는 자영업을 하다 실패했고, 취직도 안 되는 등 5년 간 무직으로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공과금을 내지 못해 살던 오피스텔에서 쫓겨났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재판부는 “A씨의 범행은 장난감이지만 당시 상황을 감안하면 직원이나 은행에 있었던 시민들에게 상당한 공포와 충격을 줬을 것”이라며 “다만 범행 도구가 실제 위험성이 없다고 판단되며, 생활고로 범행에 이르게 된 점과 실질적인 재산상 피해가 없었던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김혜선 (hyeseo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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