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층 잃을라”… ‘독식 포비아’에 法 철회하고 단속 모드
더불어민주당의 ‘사법부 압박’이 대선 직전 최대 변수로 부상했다. 민주당이 이재명 후보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파기환송을 계기로 대법원을 전방위 압박하는 가운데, 여론조사상 이 후보 지지율이 하락세를 보여서다. 대선 승패를 가를 중도층의 거부감을 키웠다는 우려도 커졌다.
이런 지지율 추이는 ‘보수 결집’ 및 ‘여론조사 보수 과표집’의 결과라는 게 민주당 공식 입장이다. 그러나 정작 지도부는 문제가 된 사법부 관련 법안들을 즉각 철회키로 했다. 이 후보 집권 시 입법·행정·사법권을 일방적으로 휘두를 거란 ‘포비아’를 불식시키는 게 핵심 과제로 꼽힌다.

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는 26일 박범계·장경태 의원이 각각 대표발의한 법원조직법 개정안을 철회키로 하고 해당 의원들에게 이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비법조인도 대법관으로 임용할 수 있도록 하고, 대법관 정원을 현행 14명에서 최소 30명·100명으로 늘리는 내용이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당의 입장과 맞지 않고, 불필요한 오해가 계속 생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결정한 사안”이라고 했다.
◇李 지지율 하락세에 진땀… “비장한 선거 컨셉”
선대위의 결정은 후보가 기자간담회에서 직접 입장을 밝힌 지 하루 만에 나왔다. 이 후보는 전날 “선거 캠프에 ‘사법 문제에 대해 더 이상 논란을 만들지 말라’고 지시했다”면서 “의원 개별 신념에 따라 독립된 헌법기관으로서 법안을 낼 수는 있지만, 당 입장은 아니다”라고 했다. 또 “저도 법조인이지만, 비법률가에게 대법관 문호를 개방하는 건 쉽게 얘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했다.
이런 조치는 지지율 변화와 무관치 않다는 게 중론이다. 50%를 웃돌던 이 후보의 하락세가 주요 여론조사상 일관되게 관측되기 때문이다. 리얼미터의 최근 여론조사 3건에서 이 후보 지지율은 50.2%(14~16일)→48.1%(20~21일)→46.6%(22~23일) 순으로 하락했다. 반면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35.6%→38.6%→37.6%로 변했다.
특히 이 후보의 중도층 지지율은 같은 기간 53.3%→50.4%→48.4%로 줄었다. 지난 23일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의 중도층 지지율도 마찬가지다. 이 후보(49%)가 직전 주보다 3%p 하락한 반면 김 후보(25%)는 5%p 상승했다.
유세 콘셉트도 ‘절박한 선거’로 회귀했다. 선대위에선 아예 ‘댄스 금지령’을 내렸다. 최근 의원들이 지역 유세 현장에서 춤을 추고 이를 소셜미디어(SNS)에 홍보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선대위 관계자는 “축제도 아니고, 엄중한 시국에 마치 다 이긴 것처럼 보이면 큰 일”이라며 “끝까지 비장하게 뛰어야 겨우 이긴다는 메시지가 전달돼야 한다”고 했다.
◇‘李 면소(免訴)법’ ‘대통령 재판중지법’ 강행
정치권에선 원내 1당이 사법 체계를 흔들어 ‘이재명 포비아’를 키웠다는 의견이 많다. 현재까지 민주당은 법원조직법 외에도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규정을 바꾼 공직선거법 개정안 ▲대통령 당선인의 형사재판 절차를 중지시키는 형사소송법 개정안 ▲법원 판결을 헌법소원 대상으로 삼아 사실상 ‘4심제’를 허용하는 헌법재판소법 개정안 ▲조희대 대법원장 특검(특별검사)법 등을 추진해왔다.
이종근 정치평론가는 “그간 무채색 옷을 입고 온화한 화법을 쓰며 중도보수에 구애하던 이재명이 갑자기 ‘커피 원가 120원’ ‘중국에 셰셰’ 모두 잘한 일이라며 오만함을 다시 드러냈다”면서 “여기에 ‘이재명 면소법’ ‘비법조인 대법관 임명법’ 등 사법부 압박이 쌓이면서 최근 중도층 표심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박성민 정치컨설턴트 민 대표도 “구체적으로 어느 수치만큼 영향을 미쳤는지는 알 수 없지만, 지지율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았다”면서 “민주당도 (사법부 압박)이 분명히 악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최근 기자회견에서 법안을 철회하겠다고 수습한 것”이라고 했다.
기사에 인용한 여론조사는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해당 기간 세 차례에 걸쳐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509명(14~16일), 1012명(20~21일), 1009명(22~23일)을 대상으로, 무선(100%) 자동응답 방식으로 무작위 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 걸기로 진행됐다.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14~16일은 ±2.5%포인트)이며 응답률은 각각 8.4%, 9.5%, 8.3%다.
한국갤럽 여론조사는 지난 20~22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2명을 대상으로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했으며, 무작위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7.8%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법조 인사이드] 대법 “코스 설계도 창작물”… 스크린골프 업계 ‘줄소송’ 긴장
- [시승기] 스포티한 패밀리카… 두 얼굴의 아우디 Q5 TDI
- “지방선거 전 시공사 뽑자”… 압구정·목동·신반포 5월 말 수주 격전 예고
- 지자체는 ‘유치전’ 건설사는 ‘기술전’… SMR 주도권 다툼 후끈
- [인터뷰] “AI, 일자리·소프트웨어 대체 못해… 엔지니어의 공학 지식 없이는 정밀한 설계 불가
- [르포] ‘로또 명당’만 북적… 모바일 판매가 키운 ‘복권방 온도차’
- 급등장에 되레 수익 낮아진 투자상품… 증시 급등에 ELB ‘낙아웃’ 속출
- “6000피 올라타자”… 5대 은행 ‘마이너스 통장’ 40조원 돌파
- [르포] “1㎝라도 더 크게” 키플레이션에 성장 주사 열풍… ‘부작용 우려도’
- [비즈톡톡] 엔비디아 ‘샤라웃’에 LG전자 주가 급등… 무슨 협력 하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