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의대생, 오늘은 특수부대원…“스스로 싸우지 않으면 나라 못 지켜”

“이스라엘에서 나고 자란 모두가 한 번쯤은 사이렌을 듣고 방공호에 들어가 본 적 있을 것입니다. 이처럼 즉각적인 위협이 도사리고 있다는 사실 때문에 이스라엘인들이 단합하고 용감하게 싸울 수 있는 것입니다.”
의대생 출신 예비군으로, 현재 이스라엘 공군 최정예 특수부대인 ‘제669특수전술구조대’(669부대) 소속 구조대원으로 10년 넘게 복무하고 있는 가이 원사는 이스라엘 국민들이 어떻게 생업을 포기하면서까지 군에 적극 입대해 전쟁에 나설 수 있냐는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그는 “이스라엘은 홀로코스트 이후 갈 곳 잃은 유대인들이 세운 나라”라며 “유대인들이 스스로 싸우지 않으면 아무도 우리를 보호해주지 않을 것이란 사실은 세계 역사를 봐도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 텔아비브를 방문하던 기자와 지난 23일(현지시간) 서면 인터뷰를 진행한 가이 원사는 지난 2023년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공격으로 가자전쟁이 시작됐을 당시 자신이 5년 차 의대생이자 669부대 소속 예비군 대원이었다고 소개했다. 669부대는 전장 한복판으로 투입돼 부상 당한 아군 장병들을 수색하고 헬기 등으로 구출하는 이스라엘군 최정예 특수부대다. 그는 하마스의 기습공격 당시 자신의 팀이 이스라엘 남부에서 하마스 대원들을 마주쳤던 첫 부대 중 하나였다며 여러 전장에서 수많은 민간인·군 부상자들을 구출했다고 떠올렸다. 또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지상전을 시작한 이후에도 가자지구 내부로 투입돼 구조 작전을 지속했다고 밝혔다.
특히 가이 원사는 전쟁 발발 이후부터 의대생 생활과 예비군 생활을 병행해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한 주 동안 총탄이 빗발치는 최전방에서 부상병들을 구출하고, 다음 주에는 병원으로 돌아가 내과·소아과·정신건강의학과 실습을 하고 시험에 낙제하지 않기 위해 공부해야 했다”고 떠올렸다. 또 “전쟁 중 공수부대 지휘관이자 변호사인 아내와 결혼도 했다”며 “아내와 나 모두 민간인의 삶과 군인의 삶을 병행하며 두 직업 사이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또 “나는 아직 아이가 없어서 괜찮지만, 아이가 있는 예비군의 경우 더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아이들이 부모 중 한 명 없이 살아가는 건 기본이고, 엄마나 아빠가 전장에서 돌아와도 육체적·정신적 피로로 인해 아이와 보낼 시간이 없다”고 짚었다. 그는 “왜 군인들이 이러는지 모두가 알고 있다. 아직 가자지구에 인질들이 남아있고 테러리스트들이 이스라엘 민간인들을 겨냥해 로켓을 발사하고 있기 때문”이라면서도 “그러나 일반 가정에 가해지는 부담은 어마어마하다”고 했다.
또 많은 이스라엘 국민들이 나라를 위해 군에 적극적으로 입대해 희생하려는 의지를 보이는 데 대해서는 “위협이 즉각적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의무복무를 앞둔 17세, 18세 청년들 중 전투 보직을 배정받고 전장으로 뛰어들고 싶어 하는 비율이 계속 늘고 있다”며 “남녀노소 모두 군대에서 복무하는 이스라엘의 경우 사회에서 군 경험이 차지하는 비율도 엄청나게 크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스라엘이 유일한 유대인 국가라는 점을 강조했다. 유대인들이 역사적으로 국가 없이 떠돌던 민족이었기 때문에 자신들이 힘들게 세운 국가를 지키기 위해 기꺼이 희생하고자 한다는 것이다. 그는 “홀로코스트 이후 갈 곳 없던 유대인들이 세운 나라가 이스라엘이다”라며 “현재 가자지구에서 싸우고 있는 이스라엘군 장병들은 홀로코스트 생존자들의 손자·손녀”들이라고 말했다.
한편 가이 원사는 하마스 기습공격 당시 자신과 자신의 부대원들이 했던 경험을 토대로 작성한 책으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기도 했다.
텔아비브=박상훈 기자
박상훈 기자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속보]김문수 지지율 40% 육박…이재명과 7.7%p차
- 70세 대통령 보궐로 등장한 37세 대통령, 정식 임기 시작
- [속보]이재명 “정치보복 결단코 없다…아직 3표 부족”
- “문형배 교수 임용 말라”…서울시립대에 경고 편지 보낸 인물의 실체
- “눈 떴는데 알람 5분전” 이 병일 수 있다
- “이준석, ‘못 먹어도 고’하다 분열주의자 된 강용석 못 봤냐” 차명진의 단일화 촉구
- 박지원 “5%미만까지 격차 줄 것…그래도 이재명 당선”
- 이재명 당선 시 조국 특별사면?…정경심, ‘다시 만날 조국’ 사진 올리며 기대감
- 국힘·이준석 “이재명, 거북섬 실패 반성 안해”, 민주 “허위사실 고발”
- [단독]이재명, ‘100조 AI 펀드’ 시동…‘민주·챗GPT 개발사’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