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사고 잊었나”...공무원 ‘개인 정보’ 담긴 문서 테니스코트에 방치[세종백블]

김용훈 2025. 5. 26. 11:12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산업부 공무원·유관기관 임직원 319명 개인정보가 테니스코트에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SKT 해킹 사건’을 포함해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심각한 가운데 정부기관이 개인정보가 담긴 공공문서를 아무렇게나 방치한 사건이 온라인에서 회자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공무원 16명과 산업부 19개 유관기관에 소속된 임직원들의 정보가 담긴 정부 문건이 테니스 코트에 방치돼 있다. [사진=김용훈 기자]

사건은 25일 새벽 세종시에 있는 테니스 코트를 찾은 시민이 정부 문서를 발견하고 877명의 테니스 동호인이 모여있는 오픈채팅방에 사진을 게시하면서 알려졌다.

이 시민은 “개인정보가 너무 많이 담겨 있다. 12면 벤치에 있으니 가져가서 파쇄처리해야 할 것 같아서 올린다”며 “제가 따로 아는 분이 생각나지 않아서 여기에 공유드린다. 죄송하다. 2부 있다”고 공지했다.

이 문서에는 산업통상자원부 공무원 16명을 포함, 산업부 19개 유관기관 소속 임직원의 성명과 입사년월, 전화번호, 이메일 주소 등이 포함됐다. 무려 54페이지 분량이다. 24일 산업통사자원부가 정부세종청사 스포츠센터 테니스장 총 15개면을 빌려 개최한 ‘2025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배 테니스 대회’ 관련 문서로, 대회가 끝난 후 버려둔 채 이석한 것으로 추정된다.

산업부가 주최하고 한국전력공사가 주관한 올해 대회는 산업부 공무원과 부처 산하기관 19개(7개 기관은 불참)의 소속 임직원 319명이 참석했다. 특히 해당 대회의 선수 구성에는 ‘간부급 1명 주전 참석 필수’여서 공사와 공단, 준정부기관의 경우 임원 또는 1직급 인사가, 연구원의 경우 1직급 또는 본부장급이, 정부는 부이사관급 이상의 간부가 포함됐다.

산업부 공무원들이 해당 문건을 테니스 코트에 방치하고 간 행위는 명백한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이다. 개인정보 보호법 제2조는 ‘성명, 주민등록번호 및 영상 등을 통하여 개인을 알아볼 수 있는 정보’를 개인정보로 정의하고 있다. 또 2023년 3월 14일 개정된 같은 법 제21조는 ‘개인정보처리자는 보유기간의 경과,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 달성, 가명정보의 처리 기간 경과 등 그 개인정보가 불필요하게 되었을 때에는 지체 없이 그 개인정보를 파기하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단순 해프닝으로도 볼 수 있지만, 극단의 상황을 상상하면 아찔하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1∼4월 ‘SKT 해킹 사건’ 등을 포함해 국내에서 유출된 개인정보 규모가 작년 대비 3배 가까이 대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SKT 해킹 사건이 이런 개인정보 유출 규모 증가의 결정적인 원인이지만, 정부 부처가 시민이 걱정할 정도로 고위 공무원과 유관기관의 간부급 인사의 개인정보들을 스스로 ‘흘리고’ 다닌다면 개인정보 유출 규모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증가하지 않을까.

※[세종백블]은 세종 상주 기자가 정부에서 발표한 정책에 대한 백브리핑(비공식 브리핑)은 물론, 정책의 행간에 담긴 의미, 관가의 뒷이야기를 전하는 연재물입니다. 정책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공무원들의 소소한 소식까지 전함으로써 독자에게 재미와 정보를 동시에 전달합니다.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