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4월 중국산 수입 21% 급증…현지 산업 ‘경고등’
완제품 동남아행도↑…태국·인니·말레이 제조업 타격
각국 긴급 수입규제 잇따라…“앞으로 더 확대할 것”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고율 관세 정책 여파로 지난달 동남아시아의 중국산 수입이 전년 동월대비 20% 이상 급증했다.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145%까지 추가 관세를 부과하자, 중국 기업들은 베트남·태국·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국가로 부품·완제품 수출을 대거 전환하고 있다. 동남아 현지 기업들도 미국행 수출 주문을 앞당겨 처리하며, 중국산 부품·원재료 조달을 크게 늘렸다.

26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은 중국 세관 데이터를 인용해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10개국을 대상으로 한 중국의 수출이 지난달 달러화 기준으로 전년 동월대비 21%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3월(12%)보다 증가폭이 확대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4월 2일 상호관세를 발표하면서 대중 관세는 145%까지 끌어올린 영향이다. 이에 따라 대미 수출이 3월 9.1% 증가(전년 동월대비)에서 4월 21% 감소로 전환했다. 반면 베트남(18.9%→22.5%), 말레이시아(-2.7%→14.9%), 태국(27.8%→27.9%), 인도네시아(24.6%→36.8%) 등 동남아는 대폭 확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제외한 국가들에 대한 상호관세를 90일 간 유예하면서, 동남아에서 조립을 가속화해 완성품을 미국에 수출하겠다는 중국 기업들의 ‘우회수출’ 전략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실례로 베트남의 중국산 전자부품·기계류 수입이 각각 54%, 44% 급증했고, 미국으로의 수출은 30% 이상 늘렸다. 중국산 노트북, 스마트폰, 가전제품 등이 동남아를 거쳐 미국으로 대량 수출되고 있다고 닛케이는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동남아 시장으로 향하는 중국산 완제품 수출도 함께 증가했다. 동남아 전반에서 중국산 가전제품 수입이 증가했고, 인도네시아에서는 중국산 전기자동차 수입이 크게 늘었다. 중국은 전기차와 철강을 비롯한 다양한 산업 부문에서 과잉생산 문제에 직면해 있으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 제품 가격을 대폭 낮춰 해외로 수출하고 있다.
중국의 주요 기업들은 2018년 트럼프 집권 1기 때의 무역전쟁을 계기로 공급망(공급망)을 국외로 넓혀 놓은 상태다. 그 결과 아세안은 2023년 처음으로 미국·유럽연합(EU)을 제치고 중국 최대 수출시장에 올랐다.
문제는 이러한 변화가 현지 산업 생태계 파괴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태국에선 북부 람팡 도자기 공장 절반이 폐업했고, 인도네시아에선 섬유·신발 업계에서 수천명이 해고됐다.
이에 태국·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 등은 중국산 제품에 대한 검사·관세·수입쿼터를 강화하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중국산 저가 제품 급증에 대응해 반덤핑관세, 전자상거래 세금 등 긴급 규제를 도입했다. 인도 역시 4월부터 중국산 철강에 12% 긴급관세를 부과하고, 알루미늄·전자부품 등에도 반덤핑 조치를 확대했다.
다이이치생명경제연구소의 니시하마 토오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서방의 보호무역 강화로 중국산 제품들이 동남아로 쏟아지면서 현지 제조업과 고용이 심각한 압박을 받고 있다”며 “중국산 저가 공세에 맞서 각국이 점차 더 많은 수입규제와 산업보호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닛케이는 “중국은 내수 침체와 미국·유럽 시장 진입 장벽 강화로 동남아를 최대 수출 돌파구로 삼고 있다”며 “이는 동남아 제조업 생태계에 구조적 위기를 불러오며 현지 정부와 기업들의 위기감을 키우고 있다. 뿐만 아니라 동남아에 진출한 글로벌 기업들에도 상당한 타격을 입히고 있다. 일본 기업도 예외가 아니다”라고 짚었다.
방성훈 (ba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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