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를 프리랜서로 둔갑시키는 이유… "연 1400만원 인건비 떼먹기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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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주의 지시를 받아 일하는 근로자지만 사업소득자로 둔갑된 사람들은 '프리랜서'의 이름으로 흔히 찾아볼 수 있다.
하 노무사 도움을 받아 실제 근로자를 '하루 8시간, 일당 10만 원'을 받고 일하는 가짜 사장님으로 둔갑시켰을 때 사업주가 얻는 이익을 계산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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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기준법 회피·인건비 절감 목표
일 10만 원 기준 5달치 인건비 아껴
"이익 환수 및 강력 처벌 조항 필요"

사업주의 지시를 받아 일하는 근로자지만 사업소득자로 둔갑된 사람들은 '프리랜서'의 이름으로 흔히 찾아볼 수 있다.
그렇다면 사업주들은 왜 근로자를 가짜 사장님으로 둔갑시키는 걸까. 전문가들은 ①근로기준법상 사용자 책임을 회피하고 ②각종 수당과 연차, 퇴직금 등 인건비 절감이 목표라고 분석했다.
하은성 샛별노무사사무소 공인노무사는 "근로자를 사업소득자로 둔갑시키면 해고가 쉬워진다"며 "해고를 위한 서면 통지와30일 전고지 의무가 사라진다"고 말했다. 또 "기간제 근로자를 2년 이상 고용하면 정규직으로 고용시켜야 하는데, 가짜 사장님은 사업소득자이기 때문에 해당 조항이 적용되지 않는다"며 "숙련된 노동자를 오랫동안 싼 인건비로 부릴 수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인건비 절감은 가짜 사장님 문제의 진짜 본질이다. 주휴·연장·야간근로 수당을 주지 않아도 되고 4대 보험(고용·산재·건강보험·국민연금) 가입 비용도 아낄 수 있다.
하 노무사 도움을 받아 실제 근로자를 '하루 8시간, 일당 10만 원'을 받고 일하는 가짜 사장님으로 둔갑시켰을 때 사업주가 얻는 이익을 계산해봤다. 근로기준법, 퇴직급여보장법, 공휴일법 등에 보장된 유급일을 급여로 환산하면 △주휴수당 520만원 △퇴직금 300만원 △유급휴일(공휴일 등) 150만원 △4대 보험료 약 312만원 △연차유급휴가 150만원(연차 15일 기준)이다.
결과적으로 사업주는 약 1,432만 원의 인건비를 아낄 수 있었다. 일당 10만 원을 받는 가짜 사장님이 한 달 평균 26일을 일한 뒤 받는 월급이 260만 원인 만큼, 다섯 달치 월급 이상의 돈을 절약한 셈이다.
하 노무사는 "가짜 사장님 문제가 적발되도 행위 자체에 대한 처벌 조항은 사실상 없는 상황"이라며 "밀린 임금과 각종 수당, 퇴직금 체불에 대한 처벌 조항은 있지만 그마저도 근로자들과 합의를 하면 처벌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상대적 약자인 근로자들이 적극적으로 문제제기를 하거나 법적 다툼까지 가긴 힘들다"며 "근로자를 제대로 고용하는 착한 사업주들만 바보가 되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제도적 빈틈을 노린 가짜 사장님은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다. 국세청에 따르면 프리랜서, 자영업자 등 '비임금 노동자' 숫자는 2019년 669만 명, 2020년 704만 명, 2021년 788만 명, 2022년 847만 명, 2023년 862만 명으로 증가했다.
고용노동부가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22년 기준 847만 명 규모 비임금 노동자 중 99%는 '사업자등록증이 없는 사업소득자'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사업자 등록증이 없는 비임금 노동자 상당수는 '가짜 3.3'(사업소득세 3.3%를 지칭하는 말)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노동계는 근로자를 사업소득자로 둔갑시킨 행위에 대한 감독 및 처벌 강화를 주문하고 있다. 하 노무사는 "근로자를 가짜 사장님으로 만들면 사업주가 얻은 이익을 전부 환수하고 행위 자체에 대한 과태료 등 처벌 조항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주용 기자 juy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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