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래스카 프로젝트 '사업성' 자료도 못 주면서…6월 만나 사인하자는 美
"올 4분기에나 검토 자료 마련될 수 있을 전망"

(세종=뉴스1) 김승준 이정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거센 통상 압박에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개발' 프로젝트가 유망한 한-미 협력 수단으로 급부상했지만, 현재까지도 미국 측의 자료 제공이 없어 사업성 검토 절차가 진행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는 이미 지난 2010년대 한차례 시도됐으나, 민간 회사들이 사업성 문제와 시장 불확실성 등을 이유로 철수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사업성 검토가 필수인 상황이지만 자료 제공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사업 참여 논의가 멈춰 선 것이다.
트럼프의 숙원 사업 '알래스카 프로젝트'…연이은 한국 참여 압박
25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6월 2일 예정된 '알래스카 LNG 서밋'이 불과 일주일여 남은 시점까지 사업 검토 자료가 한국 측에 전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알래스카 LNG 서밋은 알래스카 프로젝트와 관련한 정부 관계자, 에너지 정책 결정자, 기업 등이 참여해 프로젝트 관련 사항을 공유하는 자리로 알려졌다. 한국 정부도 이 자리에 초청받았다. 앞서 외신들은 미국 정부가 일본과 한국이 알래스카 LNG 서밋에서 사업 참여 의사를 발표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알래스카 프로젝트는 알래스카 북부 노스슬로프 지역에 매장된 천연가스를 개발해 수출하는 사업이다. 혹한의 환경에서 알래스카 남부 부동항인 니키스키까지 1300㎞에 이르는 가스관을 건설하는 고난도 사업인 만큼 총개발비만 440억 달러(약 64조 원)로 추정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첫날 행정명령으로 알래스카의 자원 개발을 촉진하는 행정명령을 발표하고 2월에는 일본과의 정상회담에서 참여를 권고하는 등 지속해서 사업에 관심을 드러냈다.
3월부터는 한국에 대한 참여 압박이 본격화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의회 연설에서 "한국, 일본 등 여러 나라가 각각 수조 달러를 투자해 알래스카 LNG 파이프라인 사업의 파트너가 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4월에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과의 통화 직후 소셜미디어에 "미국산 LNG 구매, 알래스카 파이프라인 합작 투자가 관세 협상의 핵심 의제다"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반복적으로 한국의 참여를 압박하거나 기정사실로 할 때마다 한국 정부는 공식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으며 사업을 면밀히 검토해 보겠다는 해명을 해왔다. 알래스카 프로젝트를 둘러싼 '신중론'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2010년대 알래스카 프로젝트가 처음 추진될 당시, 유수의 에너지 기업들이 사업의 불확실성과 에너지 시장의 변동성을 문제로 막대한 투자 대비 사업성에 의구심을 표하며 사업 참여를 포기한 사례가 그 이유다.

한국 참여 검토 급물살 탔지만 4월 이후 미국 묵묵부답
지난달 15일 최남호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은 한국산업연합포럼 초청 강연에서 실무진의 알래스카 출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가스공사와 알래스카가스라인개발(AGDC) 실무진은 같은 날 처음으로 화상회의를 개최해 사업성 검토에 착수했다. AGDC는 알래스카주 산하 공기업으로 알래스카 프로젝트 진행을 맡고 있다.
이 화상회의는 첫 실무 접촉이어서 실질적 논의는 진행되지 않았고 상견례 성격이었다. 이후 가스공사는 알래스카 측에 사업 검토 자료를 요청했다.
실무접촉 후 한 달이 넘는 시간이 흘렀지만, 한국에 검토 자료가 넘어오지 않아 관련 논의가 진행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자원 개발 사업은 자료를 통한 사업성 검토가 상당 수준 진전된 후 현장 실사에서 확인할 사항을 추려 현장 방문이 이뤄지게 된다. 자료를 전달받지 못해 현장 실사 일정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한국의 관심사는 가스관이 경제적으로 건설되는 것을 확인하는 것이다. 그것이 확인돼야 사업 전체의 경제성, LNG 구매 단가 등이 이어 나올 수 있다"며 "이런 기초 설계를 알래스카가 숨긴다기보다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알래스카 쪽에서 나오는 이야기로는 4분기가 되면 (구체적인 자료들이) 나올 것 같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사업성을 검토할 기초 자료가 4분기 이후에 나올 경우 미국의 상호관세 유예 시점(7월 8일) 전까지는 알래스카 프로젝트 참여 여부가 결정 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반복적으로 참여를 압박해 온 만큼 상황 전개를 예의주시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seungjun24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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