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일] 가축운송업 종사하는 홍순윤 대표 | 월간축산
이 기사는 성공 축산으로 이끄는 경영 전문지 ‘월간축산’5월호 기사입니다.
홍 대표가 가축운송업을 시작한 것은 대학교 3학년이었던 2010년. 학교에 다니면서도 소를 계속 키웠던 홍 대표는 군대 제대 후 용돈벌이 삼아 가축 운송을 시작했다. 키우던 소를 직접 출하한다고 하니 이웃들이 본인 소도 함께 운반해 달라고 요청했다. 단기 아르바이트 형식으로 했던 일이 2년 정도 지나선 본업이 됐다.

가축운송업은 다소 위험한 직업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소를 다루는 경우 더 조심해야 한다. 사람이 힘으로 소를 이길 수 없기에 소의 행동을 이해하고 승차와 하차를 잘 유도해야 한다. 조심해도 소에 차여서 다치는 일이 허다하게 발생한다. 안전은 하루 열두 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는 게 홍 대표의 얘기다.
적재함은 가축 종류와 크기에 맞게 공간을 나눠 내부를 설계하고, 스테인리스 등 부식 방지 재질과 미끄럼 방지 처리가 필요하다. 내부에 환기 시스템과 환풍구를 갖추고 청소와 소독이 쉬운 구조가 좋다. 가축의 스트레스와 부상을 줄이기 위해 무진동 혹은 완충장치를 갖추면 좋은데 대신 비용이 상승한다.

가축을 옮길 땐 분뇨가 유출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올해 1월 가축전염병 예방법 시행규칙 개정·공포로 가축운송업자의 분뇨 누출 방지 의무가 강화됐다. 누수 방지용 바닥재, 분뇨 비산 방지를 위한 적재함 상부와 측면부 가림막 등을 설치해야 한다. 가축 운송 과정에서 분뇨가 외부로 유출됐을 땐 즉시 제거하고 해당 장소나 시설을 소독해야 한다.
홍 대표는 가축운송용 차량 5대를 보유하고 있다. 소 10마리를 실을 수 있는 차 2대, 8마리용 1대, 나머지 2대는 5마리를 싣는 차량이다. 큰 차와 작은 차를 농장 상황 등 필요에 따라 운용한다. 운전은 홍 대표와 동생이 맡아 하고 있다.
“전라도 쪽은 트레일러를 연결해 한 번에 20마리까지 태운다고 들었어요. 충북 음성축산물공판장까지 가는 거리도 있고, 시간이 오래 걸리니까 최대한 많이 실으려고 하는 거죠. 경남 진주에서 김해에 있는 부경축산물공판장으로 가는 저희는 보통 한 시간이면 출하가 가능하니 굳이 트레일러를 추가할 필요가 없습니다.”
홍 대표의 하루는 보통 오전 4시에 시작된다. 일어나서 이것저것 처리하고 운송을 요청한 농장에 들어가면 5시 전후. 소를 싣고 이동하면 7시 전후에 공판장에 도착한다. 평소엔 서너 시간 기다려 하차하곤 한다. 하차가 빠르게 진행된 데다 운송 주문이 밀려 있으면 한탕 더 뛰고 본인 축사로 향한다. 주문이 없으면 하차 후 바로 축사에 간다. 소 350마리를 키우는 홍 대표는 소에게 밥 주고 송아지 상태를 살펴보는 등 한우농가 본연의 일을 하다 밤 9시 정도에 귀가하며 일과를 마무리한다.

가축운송업과 축산업 겸업이 가능한 이유는 1주일에 나흘을 운송업에 종사하고 사흘은 농장일에 전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통 일요일부터 수요일까지 가축 출하 준비와 운송 일을 하는데, 그 나흘도 오후에는 농장에서 일할 수 있다. 운송을 도맡은 동생 덕분이다.
“소를 키우면서 가축 운송도 병행하는 이유는 자금 때문이에요. 저는 사육 규모를 계속 늘려가는 상황이라 농장에서 나오는 돈이 거의 없어요. 가축을 운송하면 현금이 바로 생기니까 그걸로 생활하고 재투자도 할 수 있는 겁니다.”
홍 대표는 농장에 가면 가장 먼저 농장 구조를 보고 소 상태를 살핀다. 큰지 작은지, 거세우인지 암소인지 확인하고 차를 비스듬히 대각 방향으로 댄다. 브이(V)자 모양으로 천막을 치고 소를 유도해 싣는다. 현장 상황에 따라 차를 대는 방법이 달라질 수 있으나 웬만하면 소가 경사로를 의식하지 못한 채 비스듬히 지나가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람은 앞이 보여야 안심하는데 소는 그렇지 않습니다. 차나 발판이 보이면 소는 되레 올라가려 하지 않아요. 차에 올라타는지 모르게끔, 부지불식간에 오르도록 유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차를 비스듬히 대고, 차를 가린 천막이 벽 역할을 하게 합니다.”
홍 대표에 의하면 소가 천막 벽을 따라 최대한 자발적으로 올라가게 가상적인 유도로를 만들어줘야 한다. 그도 어깨너머로 배운 만큼 경험을 통해 기술을 체득했다. 여기에 더해 소 행동학이나 소의 속성을 공부하고 이해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일이 많아 지치기도 하지만 그것보다 힘든 것은 언제 어떻게 일어날지 모를 사고에 대한 두려움이다.
소를 차에 실을 때만 해도 문제가 없어 보였는데 도착해서 성적에 불리한 근염이나 근출혈 등 하자가 발견되면 소 주인 못지않게 속상하다. 외상의 원인은 다양하고 딱히 운송 잘못도 아니기에 농가에 미안한 마음이 들지만 한편으론 억울할 때도 있다.
명절엔 곤란한 상황도 벌어지기도 한다. 출하가 몰리기에 요청이 있어도 들어줄 수 없는 경우다. 공판장 대기시간이 길어져 집에 가지 못할 때도 적잖다. 전날 저녁에 도착해 밤새 기다리기도 한다고.
“모든 소를 우리 소 출하하듯 조심해서 다뤄요. 그렇게 싣고 간 소들이 등급을 잘 받을 때 기분이 가장 좋죠. 덕분에 소값을 많이 받았다는 인사를 받을 땐 나름 보람도 느끼고 뿌듯합니다.”
<가축운송업>
가축운송업은 가축을 전문적으로 운송하는 업종이다. 가축전염병 예방법과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에 따라 규제를 받는다. 먼저 국세청에 사업자 등록을 해야 한다. 업종 코드는 보통 ‘화물운송업’으로 분류되고, ‘가축운송’을 별도 표시할 수 있다. 화물자동차, 차고지 요건 등을 갖춰 지방자치단체나 국토교통부 허가를 받아야 한다.
가축전염병 예방법에 따라 가축운송업 등록·신고가 필요하다. 특히 가축운송전용차는 가축 안전·위생·방역, 가축분뇨 유출 방지 등 환경보호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 축산 관련 교육기관이나 농림축산검역본부에서 실시하는 방역 교육 프로그램도 이수해야 한다.
소에 대해 잘 알아야 한다. 소를 차에 싣고 옮기는 일이기에 소의 속성과 생리, 행동특성 등을 이해하고 경험을 통해 기술을 습득하는 것이 중요하다. 위험한 일이기에 다치지 않기 위해서도 소에 대해 잘 아는 것이 필요하다.
아침형 인간이 돼야 한다. 공판장이든 경매시장이든 출하 시각에 맞추려면 새벽에 일어나야 한다. 고된 일인 데다 새벽부터 움직이기에 졸음운전의 위험도 있으니 주의한다. 그런 면에서 체력 관리도 매우 중요하다.
글 장영내 | 사진 이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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