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서울시 무제한 교통패스 1분기만 523억 손실… 경기의 9배
이용자 더 많은 경기보다 손실 커
“정부와 연계해야 제도 지속” 지적
市 “교통복지-탄소저감 큰 효과”

● 경기보다 이용자 적은데 손실 9배 많아

반면 경기도의 ‘The 경기패스’는 같은 기간 55억6000만 원, 인천시의 ‘인천 i-패스’는 10억600만 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이용자 수는 경기패스가 134만 명으로 기후동행카드(77만 명)보다 약 1.7배 많았다.
서울시의 손실금이 유독 큰 이유는 서로 다른 운영 방식 때문이다. 경기와 인천 패스는 정부의 대중교통 지원 사업인 ‘K패스’에 지역 패스를 통합 연계한 후불 환급형 방식이다. K패스는 국토교통부에서 발행하는 패스로, 이용자가 월 15회 이상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최대 60회까지 지출액의 일정 비율을 환급한다. 경기와 인천의 패스는 이 K패스의 틀을 가져와 월 60회까지는 일부 국비 지원을 받고 61회부터 지자체가 부담하고 있다.
하지만 서울시는 K패스와 연계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무제한 정액제를 시행하고 있어 손실 부담이 전적으로 시와 운송기관에 돌아간다. 지난해에도 기후동행카드는 총 1035억 원이 넘는 손실을 기록했다. 현재 교통패스를 운영 중인 전국 8개 광역자치단체 중 중앙정부 지원 없이 독자적으로 운영하는 곳은 서울이 유일하다. 부산 ‘동백패스’, 세종 ‘이응패스’ 등은 K패스와의 연계 여부를 이용자가 선택할 수 있게 하고 있다.
● “복지·환경 편익 커” vs “지속 가능성 따져야”
서울시는 손실금에도 불구하고 대중교통 활성화로 인한 교통복지, 탄소 저감의 편익이 훨씬 크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무제한 정액권 방식이 대중교통 이용을 늘리는 데 더 효과적”이라며 “탄소 저감, 기후변화 대응 등 장기적으로 이득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후불 환급 방식인 K패스와 연계하긴 어렵지만 시민 입장에서 K패스와 기후동행카드로 선택권이 넓어지는 셈”이라고도 했다.
하지만 대중교통 적자가 나날이 늘어나는 상황도 감안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 버스의 경우 버스 회사가 취약 지역 노선을 유지하는 등 공공성을 지키는 대신에 시가 버스 적자를 메워주는 ‘준공영제’로 운영된다. 이로 인해 버스가 방만 경영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최근 버스 노조가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2년 연속 총파업을 거론하자 ‘시가 적자를 보전해주는 준공영제를 계속 유지하는 게 맞느냐’는 회의론까지 나왔다.
서울교통공사(지하철)의 누적 적자도 18조9222억 원에 달한다. 이 적자를 메우기 위해 다음 달부터 수도권 지하철 요금이 150원 인상되는데, 그러면 기후동행카드 손실금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시는 이날 기후동행카드에 211억 원의 추가경정예산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대중교통 이용을 늘리려면 제도의 지속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길곤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지자체가 지역 특성에 맞는 교통패스를 설계하되, 중앙정부의 지원 정책과 연계해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유정훈 아주대 교통시스템공학과 교수도 “수도권은 하나의 광역 교통권을 이루고 있는 만큼, 중앙과 지방 간 협력이 더욱 전제돼야 한다”고 밝혔다.
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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