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커지는 글로벌 원전 시장, 한국도 기회 놓치지 않아야

최근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잇달아 ‘원자력 발전 봉인’을 풀면서 신규 원전 건설 계획을 내놓고 있다. 원자력이 다시 에너지원의 주력으로 부상하는 ‘원전 르네상스’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원전 기술 강국인 한국은 오랜만에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할 때다.
원전에 가장 적극적인 나라는 미국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050년까지 원자력 발전 용량을 네 배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2030년까지 대형 원자로 10기를 착공한다. 미국은 세계 최대 원전 보유국이지만 1979년 스리마일섬 사고 이후 신규 원전 가동 계획을 거의 진행하지 않았다. 트럼프 정부의 원전 계획이 획기적인 정책 전환으로 받아들여지는 이유다. 이는 전력 소모가 많은 인공지능(AI) 시대에 대비하기 위한 국가 전략과도 무관하지 않다. 중국과의 AI 전쟁에서 이기려면 전력 확보가 가장 시급한 과제란 점을 인식한 것이다.
EU 국가들도 비슷한 움직임을 보인다. 벨기에는 22년 만에 탈원전 폐기를 선언했고, 덴마크도 원전 재도입을 시사했다. 스웨덴도 원전 4기를 신규 건설키로 했다. 1990년 세계 최초로 탈원전에 성공한 이탈리아마저 올해 법을 바꾸며 회귀 가능성을 열었다. 러시아산 가스에 의지하던 유럽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새로운 에너지 활로를 모색 중이다. 이미 신규 원전 건설에 열 올리는 중국 상황을 감안하면 세계 3대 경제권(미국·동아시아·유럽)이 모두 원자력 개발에 속도를 높이고 있는 셈이다.
한국 원전 산업은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잠시 주춤했지만, 최근 체코에서 26조 원 규모의 원전 프로젝트를 사실상 수주하며 재도약의 기회를 맞았다. K원전의 국제 경쟁력을 보여준 때 마침 미국과 유럽에서 원전 르네상스 훈풍까지 불어오고 있다. ‘K방산’이 새로운 수출 활로를 열었던 것처럼 원전 수출은 내수 부진을 떨쳐낼 또 다른 돌파구가 될 수 있다. 새 정부도 원전 문제를 당위의 관점에서만 접근할 게 아니라 산업 경쟁력 측면에서 객관적으로 평가해 필요한 정책적 지원을 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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