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지도, 품지도 못하는…김문수 ‘전광훈 딜레마’

박성의 기자 2025. 5. 25.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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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광훈 막말 논란에…민주 “김문수, 전광훈과 관계청산할지 답해야”
당내에서도 ‘전광훈 손절’ 압박…“이러면 중도의 표 오지 않아”

(시사저널=박성의 기자)

"전광훈 목사와 함께 성령으로 저 빨갱이 악령을 물리치기로 결심했다." (2019년 11월24일, 광화문 집회에서)

"전광훈 목사는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한 목사." (2025년 2월14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기독교 교회 조직, 말씀에 의해 대한민국 자유주의가 버틴다." (2025년 5월8일, 관훈토론회에서)

손절이냐, 동행이냐. 대선을 앞두고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와의 관계가 다시금 뜨거운 감자로 부상한 모양새다. 김 후보의 '광장 동지'였던 전 목사가 대선을 앞두고 김 후보를 적극 지원하고 나선 가운데, 전 목사가 최근 신도들에게 막말 등을 일삼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다. 더불어민주당뿐 아니라 당 내부에서도 "전광훈을 끊어내야 한다"는 압박이 이어지면서 김 후보의 입장 변화에 관심이 집중되는 모습이다. 

전광훈 '막말 논란' 앞 당내에서도 "끊고 가자"

김 후보는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서 승리한 이후 전 목사와의 연대설을 부인하고 있다. 과거의 동지였으나 최근 들어선 교류하고 있지 않다는 게 김 후보 측 주장이다. 그러면서도 전 목사를 향한 김 후보의 평가는 여전히 후하다. 김 후보는 전 목사가 '극우'라는 일각의 평가에 동의하지 않는 한편, 전 목사가 대한민국 정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강변하고 있다.

지난 2월 전 목사가 내란 선동 혐의로 입건됐을 당시 고용노동부 장관이었던 김 후보는 국회에 출석해 "전 목사는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한 목사"라고 옹호했다. 지난 8일 김 후보는 관훈토론회에서 전 목사와 친분을 묻는 질문에 "정치적 관계는 없고 조직적으로 제가 그 당(자유통일당) 소속이 아니고 (전 목사) 교회에 나간 적 없다"면서도 "지금 기독교 교회 조직, 말씀에 의해 대한민국 자유주의가 버틴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당내에선 강성 보수 성향의 전 목사가 김 후보의 발목을 잡을까 염려하는 기류가 상당하다. 중도층 표심을 잡는데 방해가 될 것이란 분석에서다. 특히 최근 전 목사가 자신의 교인들에게 고문성 가혹 행위인 원산폭격 자세를 강제하는가 하면 "김정은에게 성폭행당하게 북한으로 추방시키겠다" 등 폭언을 남발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상태다. 이후 민주당뿐 아니라 당내에서도 '전 목사를 끊어내야 한다'는 주장이 줄을 잇고 있다.

한민수 민주당 선대위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에서 "전 목사가 최근 자유마을의 지역책임자들에게 머리를 박게 하는 영상이 공개되며 국민께 충격을 주고 있다"며 "정해진 동원 인원을 채우지 못했다고 가혹행위를 시키는 전광훈의 모습은 광기와 기괴함 그 자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재명 후보는 지난 2차 텔레비전 토론에서 김 후보에게 전 목사와의 관계를 청산할 것인지 물었지만 답하길 거부했다"면서 "김 후보는 국민께서 빛의 혁명으로 지켜낸 민주공화국을 다시 윤석열과 전 목사에 바칠 셈인가"라고 반문했다.

당내에선 한동훈 전 대표 등이 김 후보에게 '극우와의 절연'을 압박하고 있다. 한 전 대표는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윤석열·김건희 부부의 뒷배로 호가호위하고 아첨하다가 나라를 망치고, 불법 계엄을 옹호하고, '계몽령'이라며 혹세무민하고, 극우 유튜버에게 굴종하고, 전광훈의 행사를 따라다니고, 경선룰 장난을 치고, 지금은 온 데 간 데 없는 한덕수 총리 띄우기를 하고, 급기야 새벽에 당내 쿠데타를 벌인 친윤 구태 청산 없이는 상식적 중도의 표가 오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지난 22일 경기 광명시 철산로데오거리에서 열린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준석 단일화에도 걸림돌…金 입장 바꿀까

그러나 김 후보가 전 목사와의 관계를 단절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적지 않다. 우선 당내 세가 부족한 김 후보가, 반탄(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파 구심점이자 많은 신도들을 움직이는 전 목사와 '헤어질 결심'을 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동시에 '꼿꼿 문수'라는 별칭처럼 좀처럼 소신을 굽히지 않는 김 후보가 여론에 밀려 자신의 동지를 등지지는 못할 것이란 시각도 있다.

김 후보 캠프 한 관계자는 "전광훈 목사와 결별하면 반명(反이재명) 보수 대연합이 무너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지금은 '이재명 독재'를 막는 것이 중요하지 같은 우군끼리 '내부총질'해선 안 된다는 기류도 상당하다"고 전했다.

다만 지지율 반등을 위해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 등 캠프 주요 인사들이 김 후보에게 '극우와의 결별' 필요성을 거듭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특히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는 전 목사와 관계를 단절하지 않을 경우,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와의 단일화가 더 어려울 수밖에 없다는 점도 김 후보에게는 고민의 지점이다.

이준석 후보는 이날 서울 종로구에서 진행한 유세 후 기자들과 만나 "제가 (페이스북에) 올렸던 것이 '적어도 지금 부정선거에 대해서 의견이 비슷했던 세 후보 황교안(무소속 후보), 김문수 그리고 이재명(더불어민주당 후보)은 단일화해도 좋다. 왜냐하면 그런 선거 공정성이라는 것을 의심하신 공통의 이력이 있기 때문이다'"라며 "저는 그 외에 나머지 단일화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 앞으로 남은 기간에 이재명, 황교안 그리고 김문수 이 세 분이 부정선거라는 공통적인 관심사를 가지고 단일화할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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