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혜의 경관 한 눈에…” 바다 위에서 섬 절경 만끽
전국 최초 섬 크루즈…매진 ‘흥행’
각지서 온 탑승객 공연·경관 즐겨
만족도 높아…해양 관광 新가능성


“방송·사진으로만 봤던 풍경을 이틀 내내 눈에 담았어요.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거 같아요.”
지난 23일 오후 2시 여수엑스포여객선터미널. 캐리어와 가방을 들고 삼삼오오 모여 탑승 수속을 기다리는 사람들 사이에서 들뜬 기대감이 엿보였다.
탑승권 확인 후 선박 승무원들의 환영 인사를 받으며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배로 올라가자 호텔과 같은 프론트와 부대 시설이 눈 앞에 펼쳐졌다.
객실에 짐을 두고 갑판으로 올라가자 넓은 바다가 한 눈에 들어왔다. 이윽고 전국 최초의 섬 크루즈인 ‘전남 섬 밤바다 크루즈’가 뱃고동을 울리며 첫 시범 운항을 시작했다.
전남 섬 밤바다 크루즈는 이날 첫 항차를 시작으로 6월1일까지 2주간 금·토요일 오후 3시 여수에서 출발해 다음 날 오전 11시까지 1박2일 동안 약 150마일(241㎞)을 운항하며 금오도, 거문도, 백도 등 전남의 빼어난 섬을 항해하는 관광상품이다.
전남도는 내년 9월5일부터 11월4일까지 열리는 2026여수세계섬박람회 사전 붐업을 위해 전남 섬 밤바다 크루즈 시범 운항을 결정했다.
앞서 전남도는 약 1년간 종합 해운 물류기업인 팬스타그룹과 협의를 통해 초대형 크루즈선 시범 운항 유치에 성공했다. 팬스타그룹은 크루즈선 운항 면허(복합해상여객운송사업)를 보유한 국내 유일 해운회사다. 4차례 시범 운항을 위해 도비 3억원이 투입됐다.
시범 운항에 투입된 팬스타드림호는 2만2천t급으로 스탠다드룸부터 로얄스위트룸까지 총 115개 객실을 비롯해 편의점, 사우나, 마사지룸, 노래방 등 다양한 편의시설을 갖췄다.
승객 정원은 545명이지만 양질의 서비스 제공을 위해 항차별 탑승객을 250명으로 한정했다. 팬스타그룹은 이번 시범 운항에서 한자녀가정, 보육원 아이들 등 취약계층 100여명을 초청해 의미를 더했다.
호응도 잇따랐다. 4월29일부터 상품을 판매를 시작해 단 2주 만인 지난 12일 전석이 매진됐다. 당초 전남도는 코레일과 협업해 이달 중순께 전남 섬 밤바다 크루즈와 연계한 수도권(열차)과 여수(크루즈)를 잇는 1박2일 ‘레일 크루즈’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었지만 이른 매진에 출시 계획까지 접어야 했다.
이날 첫 항차에 탑승한 전국 각지의 승객들은 바다 전망의 사우나, 라운지, 카페 등에서 온종일 탁 트인 바다 전경을 만끽했다.
출항 이벤트로 갑판 위에서 마술쇼, 신발 던지기, 댄스배틀 등이 진행돼 축제 분위기를 한껏 북돋웠다.
금오도·개도·시산도·연도·초도·백도 등 천혜의 자연환경을 뽐내는 전남의 섬들을 지날 때면 탑승객들은 탄성을 쏟아내며 저마다 사진을 찍거나 난간에 기대 섬을 눈에 담으며 크루즈 여행을 즐겼다.
거문도 인근에서 투묘(닻 내림) 후 오후 9시부터 한 시간 가량 진행된 통기타 가수 양선호, 가수 백프로 등의 공연은 탑승객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했다.
다만 호우와 강풍 등 기상 악화로 메인 프로그램인 선상불꽃쇼와 선상포차는 운영되지 않아 탑승객들의 아쉬움을 샀다. 이튿날 향일암 인근에서 해돋이도 감상할 계획이었지만 짙게 깔린 해무로 볼 수 없어 아쉬움이 더 했다.
그럼에도 대댜수 탑승객들은 높은 만족도를 표했다.
전주에서 가족들과 함께 왔다는 김미영(46)씨는 “살면서 이름만 들어본 여러 섬들을 한번에 볼 수 있어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며 “무엇보다 틈틈이 공연이 준비돼 심심할 틈 없이 시간을 보냈다”고 환히 웃었다.
다만, 첫 운항인 만큼 프로그램 구성이 아쉽다는 의견도 있었다.
여수에서 친구들과 함께 온 천창섭(72)씨는 “명색이 섬 크루즈인데 별도 소개나 설명이 없어 아쉬웠다”며 “기상 악화로 주요 프로그램이 진행되지 않은 만큼 이를 대체할 프로그램도 마련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전남도는 이 같은 의견을 반영, 선사 측과 협의를 거쳐 남은 운항 동안 섬 해설사의 섬 소개를 녹취해 안내 음성을 제공할 계획이다. 또한 설문조사를 통해 자체 성과 평가 분석을 진행, 내년 여수세계섬박람회 기간 본 운영과 함께 새로운 섬 투어 상품 개발도 추진할 방침이다.
박근식 전남도 해운항만과장은 “전남 섬 밤바다 크루즈 여행은 전남 관광산업의 새로운 사업 모델 개발과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새로운 도전이었다”며 “남은 운항도 성공적으로 마쳐 2026여수세계섬박람회 성공 개최를 위한 디딤돌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양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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