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외계층 늘고 업주엔 부담…디지털화 적극 도입 ‘난색’
-소비자
고령·장애인 10명 중 6명 “사용 어려워”
-소상공인
기기 구입비·위약금 등 부담…고민 늘어
여론 정책 반영·맞춤 교육으로 격차 줄여야

<이전 기사 - [지역 소상공인 디지털 생존기]<1>디지털, 생존의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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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전환은 소상공인과 소비자에게 편리함을 제공하는 한편 경제적 부담과 불편을 주기도 한다. 디지털화는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아 현장에서는 도입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인 경기 침체와 인건비 상승으로 디지털 기기를 활용한 무인화 바람이 불면서 소상공인의 영업 방식이 변화하고 있다.
업주들은 비대면 주문이 가능한 키오스크와 테이블 오더 시스템을 적극 도입해 인건비와 주문 시간을 절감하고 있으며 젊은 소비자들은 트렌드에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
하지만 모든 자영업자와 소비자가 디지털 전환을 반갑게 맞이하는 것은 아니다. 디지털 기기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과 장애인들은 오히려 더 높은 장벽을 마주했다.
고령층이 디지털 기기 활용을 어려워한다는 것은 통계로도 나타난다. 서울시디지털재단이 공개한 ‘2023년 서울시민 디지털 역량 실태조사’에 따르면 고령층의 59.6%, 장애인의 60.9%가 키오스크 사용에 어려움을 겪은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려움을 겪은 가장 큰 이유로 고령층은 ‘뒷사람 눈치가 보여서’(53.6%)라는 응답을, 장애인은 ‘사용 중 도움을 요청할 방법이 없다는 점’(63.6%)을 꼽았다.
광주시 각 자치구와 전남도에서는 어르신을 대상으로 키오스크 체험 교육을 실시하는 등 디지털 격차 해소에 힘쓰고 있지만 교육 대상 확대와 접근성 개선 등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광주 북구 패스트푸드 체인점에서 만난 조모(50대)씨는 “키오스크를 처음 사용했을 때는 화면을 누르면 너무 빠르게 바뀌니까 메뉴를 찾는 것도 오래 걸리고 글씨도 작아서 주문하는데 한참 걸렸다”면서 “(테이블 오더로)자리에 앉아서 주문하는 것은 그나마 누구 눈치를 보지 않아서 괜찮은데 이렇게 서서 주문해야 하면 뒷사람 눈치가 보여 불편하다”고 토로했다.
프랜차이즈 카페를 찾은 손모(60대·여)씨는 “말 한마디로 주문하면 되는데 기계를 쓰면 몇 분 동안 헤매야 하니까 답답하고 시간도 오래 걸린다”며 “예전보다 기계로 주문하는 곳이 많아 진 것 같아 사용법을 배우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디지털 소외계층을 고려해 올해 1월28일부터 배리어프리(Barrier Free) 키오스크 의무 도입이 시행됐지만 장애인과 노년층을 위한 제도가 소상공인들에게 경제적 부담을 주는 상황이 되면서 역차별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키오스크의 평균 구입 비용은 대당 300만원을 넘어서는데 배리어프리 키오스크는 이보다 더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필요성은 느끼지만 비용 문제로 신규 도입을 망설이던 차에 배리어프리 키오스크 의무화가 시행되자 지역 자영업자들의 고민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카페를 운영하는 윤모(30대·여)씨는 “손님이 많을 때는 키오스크로 주문을 받고 음료를 만드는 데 집중할 수 있어 확실히 여유가 있다”며 “배리어프리 키오스크 설치가 좋은 취지라는 것은 알고 있고 키오스크가 추가로 필요한 상황이긴 하지만 가격이 비싸 구매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부는 기기 구입에 대한 보조금을 지원하고 각 지자체도 소상공인들의 디지털 전환을 위한 정책을 마련하고 있다.
하지만 소상공인들에게 디지털 전환은 효율성을 추구하기 위한 과정이라기보다 ‘불가피한 지출’로 인식되고 있다. 디지털 전환의 본래 목적보다는 비용 부담이 더 큰 문제로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디지털 전환의 혜택이 소상공인과 소비자 모두에게 고르게 전달되지 못하면 정보 격차로 인한 사회적 불평등이 심화될 수 있다. 공정한 디지털 전환을 위해서는 세심한 정책 마련이 선행돼야 하는 상황이다.
윤병섭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융합산업학과 교수는 “디지털 전환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줄이기 위해서는 사회 여론을 반영하고 현장과의 엇박자를 최소화할 수 있는 촘촘한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며 “효율적인 정책 수립을 위해서는 사전 검토, 정책 수립, 후속 평가의 3단계 과정을 거쳐야 하며 이를 거치지 않으면 현장 적용 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디지털 소외계층을 위한 집합 교육 뿐만 아니라 개인 맞춤형 컨설팅과 관리를 통해 격차를 줄이는 것이 효과적”이라며 “소상공인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효율적인 시스템 구축과 더불어 모두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디지털 전환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정은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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