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레시피] 부산콘서트홀 위용 속 시향 화려한 연주…협업 하모니 기대
- 시범공연 무대서 감동 선사
- 개관 페스티벌 빠져 아쉬워
“부산시립교향악단(부산시향)은 부산 시민의 것입니다. 저희가 잘못할 때는 꾸짖어 주시고, 잘할 때는 응원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부산시향 홍석원(43) 예술감독의 육성이 부산콘서트홀(부산진구 연지동) 대공연장에 울려 퍼졌다. 부산콘서트홀에서 열린 정기연주회를 소화한 뒤 그는 관객들의 쏟아지는 박수를 받으며 앙코르 연주(‘호두까기 인형’)를 하기 전 이례적으로 소감을 밝혔다. 그는 “부산에 클래식 전용홀이 오픈하고, 부산시향은 9월 독일 베를린 음악 축제에 초대받아 유럽 무대에 서고, 좋은 일이 많다”며 “부산시향에 격려와 박수를 주시면 큰 힘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23일 오후 7시30분 부산콘서트홀의 화려한 조명이 켜지며 공연장에 활기가 돌았다. 부산시향의 제620회 정기연주회가 부산콘서트홀에서 열려 클래식 팬들의 발길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다음 달 개관하는 부산콘서트홀의 시범 공연으로 열린 이 무대는 지난 3월 티켓 오픈 1분 만에 매진될 정도로 관심이 높았다.
부산에 처음 마련된 클래식 전용홀에서, 부산 클래식을 대표하는 부산시향이 선보인 무대는 관객에게 감동을 안기기에 충분했다. 관객들은 대형 파이프오르간의 위용과 빈야드(포도밭) 스타일의 휘감는 듯한 공연장에 감탄했고, 연주의 잔향까지 살려내는 부드럽고 섬세한 음향에 또 감탄했다. 관객을 감싸안은 듯한 객석 의자까지 모두 클래식 전용홀의 위용을 느낄 수 있었다.
이에 걸맞게 부산시향의 연주도 화려했다. 모차르트의 교향곡 제41번 ‘주피터’는 재기 발랄하면서도 활기차게 소화했고, 드보르자크의 교향곡 제9번 ‘신세계로부터’는 광활한 여정을 앞둔 부산콘서트홀의 시작을 축하하듯 웅장하면서도 역동적인 연주를 들려줬다. 앙코르곡 ‘호두까기 인형’의 유려함까지 부산시향의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한 무대였다.
하지만 이날 공연은 다소 씁쓸한 여운을 남겼다. 부산콘서트홀 개관에 맞춰 열린 부산시향의 무대가 ‘개관 페스티벌’이 아닌 ‘시범 공연’이었기 때문이다. 다음 달 열리는 부산콘서트홀 개관 페스티벌(6월 21~28일)에는 클래식부산(부산콘서트홀 운영 주체) 예술감독인 정명훈 지휘자와 아시아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주축이 되어 축제를 이끈다. 개관 프로그램에 부산시향이 이름을 올리지 못한 것을 두고 지역 음악계에서는 ‘아쉽다’는 반응이 많았다. 양쪽의 일정 등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맞지 않은 부분이 있었다고 하나, 지역 클래식의 선두주자이자 바로미터로 여겨지는 부산시향이 부산의 첫 클래식 전용홀의 개관에 참여하지 못한 것은 여러모로 좋은 그림이 아니기 때문이다.
부산콘서트홀 개관에 대한 기대가 높은 것은 수준 높은 공연을 감상할 수 있다는 것뿐만 아니라 침체된 지역 클래식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이란 부분도 크다. 그렇기에 부산 음악계는 부산 클래식 수준을 높일 부산콘서트홀과 지역 클래식의 간판 부산시향의 협업, 나아가 부산문화회관과의 협력을 기대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부산시향의 이번 공연이 단순한 시범 무대가 아닌, 더 많은 것을 성찰하는 무대가 되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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