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털린 K기술만 23조…대다수는 중국 입으로 들어갔다

강민우 기자(binu@mk.co.kr), 이승윤 기자(seungyoon@mk.co.kr), 이상덕 기자(asiris27@mk.co.kr) 2025. 5. 25.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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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안후이성 허페이시가 2016년 2조6000억원을 투입해 반도체 기업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를 설립했다. 같은 해 삼성전자 연구원 출신 전 모씨 등이 CXMT에 취업했다. 이들은 이후 수년간 CXMT가 세운 위장회사 등을 활용해 동료 20여 명을 추가로 영입했다. 이 과정에서 전씨는 6년간 29억원 상당을 벌었다.

검찰은 삼성전자에서 1조6000억원을 들여 개발한 18나노 D램 공정 기술을 유출했다는 혐의를 적용해 지난 2일 전씨를 구속 기소했지만 CXMT는 이미 D램 공정을 완성한 후였다.

반도체·2차전지 등 핵심 기술이 해외로 빠져나가면서 피해 규모가 급증하고 있다. 25일 대검찰청에 따르면 최근 6년간 기소된 기술유출 사건은 396건으로 이 중 첨단기술 관련 산업기술보호법 위반 사례가 32%(96건)를 차지했다. 반도체·디스플레이·2차전지 등 첨단기술을 표적으로 한 범죄가 이어지면서 2020년부터 작년까지 발생한 피해 규모만 23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핵심 기술이 주로 중국으로 유출되면서 한국 산업의 기술력과 경쟁력이 중국에 추격당하거나 역전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3년간 해외 기술유출 검거 사건 27건 중 20건(74%)이 중국과 연관돼 있다.

검찰은 기술유출 범죄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2022년 9월 ‘기술유출 범죄 수사지원센터’를 설치하며 대응을 강화했다.

허정 대검찰청 과학수사부장은 “경제안보가 매우 중요한 만큼 38선 철책을 지키는 마음가짐으로 반도체·배터리 등 첨단 분야 기업들과 핫라인을 구축하고 한·미·일 공조체제도 마련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위장기업을 세우거나 자문중개 업체를 이용하는 등 범죄 유형이 지능화되고 수법도 다양해지면서 기술유출 위험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기업들도 자체적으로 보안 강화에 나서고 있다. 한 반도체 기업 관계자는 “사업장 내 카메라 촬영을 원천적으로 금지하고 저장매체 사용도 철저하게 통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기업은 중국으로 출장을 가는 임직원들에게 “호텔방에 중요한 서류나 노트북을 두고 다니지 말라”고 지시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기술유출이 계속되면 다른 나라가 한국 기술에 아무 관심이 없어지는 시점이 올 수도 있다”며 “기술유출 범죄에 엄정 대응해 국가 산업 기반을 보호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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