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취약계층 민생회복지원금 일방 추진하다 좌초 위기
시군에 사흘 뒤인 15일까지 회신 요청
13개 시군 "절차 및 재정 부담 커 불참"

경기도가 광역지방자치단체 중 처음 시동을 건 취약계층 민생회복지원금이 좌초 위기에 놓였다. 31개 시군과 매칭 사업을 계획했지만 상당수 시군이 예산 부담을 우려(본보 5월 12일자 12면 보도)하며 불참 의사를 밝혀서다.
25일 경기도에 따르면 도는 지난 12일 전 시군에 공문을 보내 오는 8, 9월 민생회복지원금 지급 계획을 알렸다. 공문에는 도와 시군이 7대 3 비율로 예산을 분담하고, 지역화폐로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에 1인당 20만 원을 지원하는 내용이 담겼다.
총 사업비는 도비 800억 원에 시군비 340억 원을 합쳐 1,140억 원, 대상자는 약 60만 명으로 추정했다. 앞서 도는 해당 사업비 800억 원을 이달 말 도의회에 제출하는 추가경정예산안에 포함한다고 양당 대표에게 협조 의견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사업비를 분담하는 시군과 사전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된 데다 회신 일정도 사흘(15일까지 회신 요청)에 불과해 내부 협의조차 힘든 상황이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13개 시군이 재정 부담을 이유로 불참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18개 시군은 참여하기로 했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사업 추진 가능 여부 검토와 추경안 편성 등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데 사흘 내 회신 요청은 절차를 무시하라는 것인지 의문"이라며 "더구나 절차는 그렇다 치더라도 재정적 어려움이 있어 불참 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
경기도는 결국 지난 21일 각 시군에 '사업 유보'를 통보한 상태다. 다만 도 예산 담당 부서는 이달 말까지 도의회에 제출 예정인 추경안에 민생회복지원 사업비를 넣을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비가 포함될 경우 금액 규모에 따라 도 전액 사업으로 재추진할지, 지원 대상을 변경할지 판단할 계획이지만 미포함 시에는 하반기 지급이 사실상 무산된다.
도 관계자는 "해당 부서에서 사업비 반영을 예산 부서에 요청해 현재 추경 편성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안다"며 "도와 시군은 기존에 재난지원금, 민생회복지원금 등을 지급한 전례가 있어 예산만 세워지면 하반기 지급에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임명수 기자 s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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