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한국, 제조업 혁신 국가 거듭나려면
데이터 공유로 혁신 보여주며
민관실증 통해 전세계 확산을

최근 독일 하노버에서 열린 세계 최대 산업기술 박람회 '하노버 메세 2025'에서는 '인공지능(AI) 기반의 제조 지능화'와 '신뢰 기반의 산업 데이터 공유 인프라, 즉 데이터 스페이스를 활용한 기업 간 연결화'가 핵심으로 부상했다. 이런 흐름에 대한 대응은 단순한 기술 채택을 넘어 제조업의 미래 경쟁력과 산업 주권을 가늠할 중요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 제조업은 설비 중심에서 알고리즘 중심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현장의 경험을 학습하는 AI, 이를 뒷받침하는 산업 데이터, 그리고 제어와 운영이 소프트웨어로 구현되는 변화와 이를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서비스가 등장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이 '소프트웨어 중심 제조(SDM)'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요약된다.
하노버 토론회에서 '스케일업'이 강조된 것은 SDM 기술이 단순 기술 검증을 넘어 실제 비즈니스 가치와 확장 가능성까지 실증이 필요한 단계에 이르렀음을 보여준다. 이 시점에서 한국과 같은 기술 사용국은 선도 기술의 현장 활용 가능성을 검증하고 스케일업을 촉진하는 핵심 역할을 맡을 수 있다.
필자는 현장에서 각국 전문가들과 대화하며 중요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바로 한국이 '글로벌 제조 혁신의 중재자이자 실증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다. 한국은 세계 주요 시장에 수출하는 제조 강국이며, 다양한 업종이 밀집한 테스트 환경도 갖췄다. 여기에 정보기술(IT) 인프라스트럭처와 숙련된 인재까지 더하면 새로운 글로벌 실증 플랫폼이 될 수 있는 강력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실제로 필자가 소개한 한국 내 데이터 스페이스 실증 사례(2023년)는 유럽 데이터 스페이스 단체의 협력 요청을 받기에 충분했다. 특히 기술 창출국에서 검증된 데이터 기반 솔루션을 한국 기업들이 실증하고, 국내 실정에 맞게 조정해보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선도국 기업들과 공동으로 보완해 글로벌 시장에 함께 진출하는 협력 모델에 대한 긍정적 논의도 이뤄졌다.
한국은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안드로이드 휴대폰 등 선도 기술의 초기 시장 적용 단계에서 이를 보완·적용하고 글로벌 시장에 공동으로 진출한 경험이 있다. 이는 한국이 단순한 기술 수용국을 넘어 글로벌 제조 혁신의 공동 창출자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한국이 사용자 중심의 실증을 통해 '글로벌 실증 허브'로 부상하고, 글로벌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시장을 빠르게 확보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제 한국이 해야 할 일은 분명하다. 첫째, '글로벌 실증 플랫폼 국가' 전략을 수립해 세계 제조 기업들과의 기술 협력 및 공동 실증을 선도해야 한다. 둘째, '국가 제조 데이터 스페이스' 구축을 통해 기업 간 데이터 공유 인프라를 조성하고, 이를 활용한 혁신 사례를 국제 협력 기반으로 확산시켜야 한다. 셋째, 산업 AI 등 SDM·기술을 중심으로 한 민관 실증 프로그램을 본격화하고 글로벌 확장 체제를 준비해야 한다.
디지털 전환은 아직 진행 중이며, 제조업의 근본 구조를 바꾸는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지금이야말로 한국이 '실증의 나라'로 도약할 절호의 순간이다.
[임채성 건국대 교수·한국인더스트리4.0협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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