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리스크 된 '소셜 믹스' 논란, 합리적 기준 마련해야 [사설]

2025. 5. 25.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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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주택과 임대주택 간 차별을 없애자는 '소셜믹스' 정책이 재건축 사업의 암초로 등장했다. 재건축 단지에 들어서는 임대주택(공공주택)이 분양주택과 구분되지 않도록 동호수 공개추첨제를 요구하는 서울시와 이에 반발하는 재건축 조합 간 갈등이 커지고 있어서다. 임대와 분양의 경계를 허물겠다는 취지는 좋지만, 명분과 현실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합리적 기준 마련이 시급하다.

동호수 공개추첨제는 서울시가 2022년 '소셜믹스의 완전한 구현'을 내세우며 도입한 정책이다. 조합원들이 로열층과 로열동을 선점하고, 남는 세대를 일반분양이나 임대주택으로 공급하는 관행을 깨고 모든 주택의 동호수 추첨을 차별 없이 진행하라는 것이다. 이제서야 갈등이 표면화한 것은 정책 발표 이후 재건축을 추진한 단지들이 최근에야 건축심의 단계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같은 아파트 단지라도 동호수에 따른 가격 차는 크다. 특히 한강 조망이 가능한 단지라면 한강 조망 여부에 따라 집값 차이가 수억 원에 달하기도 한다. 고층이나 한강 조망이 가능한 임대주택이 늘어나면, 저층이나 한강 조망이 불가능한 동을 배정받은 조합원의 재산상 손실이 커진다. 조합 전체 수익도 악화한다. 사유재산의 과도한 침해라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더 큰 문제는 재건축 지연이 신규 주택 공급을 가로막아 집값 상승과 시장불안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이다.

임대주택 품질을 높이고, 거주자들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제거하자는 정책 취지는 나무랄 데 없다. 과거 임대세대를 별도 건물로 분리하거나 공동편의시설 이용을 제한해 비판받은 단지들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규제가 사업성을 좌지우지하는 수준이어서는 곤란하다. 이미 서울시 건축물 심의기준은 임대주택과 분양주택을 평면이나 건물 형태로 구분되지 않도록 하고, 설계·마감 자재를 동일하게 사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현실과 괴리가 큰 추가 규제는 재건축 사업의 표류를 부를 뿐이다. 그 피해는 조합원뿐 아니라 실수요자, 시장 전체로 전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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