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이우 폭격 와중에도…러-우크라, 전쟁 3년 만에 최대 규모 포로교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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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왔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정말 힘든 시간을 보냈다. 솔직히 충격받았다.”
우크라이나 귀환 병사들은 버스에서 내려 기다리던 가족들과 포옹하며 24일 로이터 통신에 이렇게 전했다. 우크라이나 북부 도시 체르니히우에 도착한 이들은 자국 국기를 몸에 감고 있었고, 다소 지친 표정이었다. 일부는 휠체어를 타거나 목발을 짚고 부상 당한 채로 돌아왔지만, 결국 고국 땅을 밟는 기쁨을 누렸다.
전쟁이 발발한 지 3년 2개월 만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최대 규모의 포로 교환을 시작했다. 포로 교환 첫날인 23일 양국은 각각 390명을 교환했고, 이튿날인 24일에는 각각 307명을 교환했다. 25일에도 추가 교환이 이뤄져 3일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각각 총 1천명의 포로를 교환한다. 지난 16일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열린 양국 고위급 직접 회담에서 타결된 결과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4일 소셜미디어 엑스(X)에 글을 올려 “지금껏 697명이 교환됐고 내일 더 많은 교환이 이뤄질 것”이라 말했다.
우크라이나가 공개한 영상과 사진을 보면, 귀환 병사들이 도착한 건물 인근에는 실종자 가족들이 대규모 모여들어 가족의 사진을 들고 행방을 묻느라 분주했다. 러시아 국방부도 러시아 군인이 버스에서 내려 러시아 국기를 들고 기뻐하는 사진을 공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4일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중요한 포로 교환이 방금 이뤄졌다”며 “양쪽 모두 축하하고, 이는 큰 결과를 이끌 것인가?”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이번 포로 교환이 평화 협상의 새 국면이 될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23일 “현재 진행 중인 포로 교환이 완료되면 ‘지속가능하고, 장기적이며, 포괄적인 평화협정’을 위한 조건을 담은 문서 초안을 우크라이나에 전달할 준비가 돼있다”고 밝혔다. 에이피(AP) 통신은 이번 포로 교환에 대해 “휴전을 위한 노력이 거듭 실패한 상황에서 이례적으로 양국이 협력한 순간에 해당된다”고 평가했다. 이번 포로 교환은 벨라루스 국경과 맞닿은 우크라이나 북부에서 이뤄졌다고 이 통신은 전했다.

하지만 대규모 포로 교환이 이뤄진 첫날과 이튿날 사이 러시아의 거대 공격이 우크라이나 전역을 타격했다. 24일 영국 비비시(BBC) 등에 따르면, 도네츠크·오데사·헤르손·하르키우 등에서 23일부터 시작된 러시아의 공격으로 민간인 최소 13명이 사망하고 56명이 다쳤다고 우크라이나 지역 당국은 밝혔다. 24일에는 두번째 포로 교환이 시작되기 불과 몇 시간 전에 수도 키이우에 폭격이 시작돼 15명이 부상했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키이우에 러시아 탄도미사일 14발과 드론 250대가 날아왔다고 밝혔다. 키이우 당국자는 이번 공격이 개전 이후 수도에 가해진 미사일과 드론의 합동 공격 중 가장 큰 규모라고 설명했다. 키이우 전역에 폭발음이 들리면서 많은 주민이 지하철역으로 피신했다. 젤렌스키는 소셜미디어에 “힘든 밤이었다. 밤새 도시에 많은 화재와 폭발이 발생했다”며 국제사회에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강화할 것을 촉구했다.
한편, 유럽연합은 새로운 러시아 제재를 검토 중이라고 24일 블룸버그는 밝혔다. 20개 러시아 은행을 국제 결제 시스템인 스위프트에서 제외하는 방안이다. 유럽연합은 이 방안의 시작 시점을 아직 결정하진 않았으나 회원국들의 지지를 모으는 중이라고 통신은 설명했다. 이 방안이 러시아의 무기 제조와 수입을 제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유럽연합은 보고 있다.
김미향 기자 aro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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