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엔 ‘반짝’이었다”…현실 받아들인 손호영, 다시 시작이다

손호영(31·롯데)은 지난 14일 광주 KIA전에서 마수걸이 홈런을 터트렸다. 28경기 만에 손맛을 봤고, 팀도 승리했다. 하지만 마냥 웃지 못했다.
손호영은 지난 시즌 롯데의 ‘히트 상품’이라고 불렸다. 롯데와 LG는 지난해 3월30일 투수 우강훈과 내야수 손호영을 맞교환하는 트레이드에 합의했다. LG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던 손호영은 롯데 유니폼을 입고 빛을 보기 시작했다. 주전 3루수를 꿰차고 102경기에 나가 타율 0.317, 18홈런, 78타점, OPS 0.892의 성적을 거뒀다.
그러나 올시즌 부진하게 출발했다. 시범경기에서 타율 0.091에 그친 손호영은 개막 후에도 자기 페이스를 찾지 못하다가 지난달 3일 옆구리 통증으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돼 2주 이상 공백기를 가졌다. 1군에 돌아온 뒤로도 한 달 가량 기복 있는 모습을 보이던 중 시즌 1호 홈런이 터진 것이다.

손호영은 냉정하게 자신을 돌아보며 “작년은 ‘반짝’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부상이 큰 영향을 끼쳤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시범경기부터 좋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며 “부진이 길어진 걸 보면 그건 실력인 것 같다”고 강조했다.
올해 손호영은 야구가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걸 다시 한번 깨달았다. 그는 “볼에 스윙이 많아져 소극적으로 하려니까 눈 깜짝할 새 투 스트라이크가 되어 있더라”라며 “작년처럼 칠 수 있을 줄 알고 패기만 갖고 타석에 들어간 것 같다. 야구가 어렵다는 것을 느꼈다”고 자가 진단했다.
지난해와 다른 현실을 받아들인 손호영은 이제야 자기 것을 찾아가고 있다.

지난 20일 부산 LG전에서 홈런 포함 멀티 히트에 3타점 맹타를 휘두르며 타격감을 올린 손호영은 24일 대전 한화전에서 무려 5타수 5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특히 6-6으로 맞선 연장 10회초 1사 2·3루에서 우완 김종수를 상대로 2타점 적시타를 쳐 팀의 8-6 승리를 이끌었다.
손호영은 개인 한 경기 최다 안타 기록을 갈아치우며 슬럼프 탈출의 발판을 만들었다. 시즌 타율도 0.233에서 0.264로 끌어올렸다.
손호영은 첫 홈런 당시에도 들뜨지 않고 자신을 ‘하루살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팀원 모두가 스타 플레이어가 될 순 없다”며 “나는 하루살이처럼 하루하루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잠시 ‘반짝’ 했다가 사라질 각오는 아니다.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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