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커 맞설 '챔피언 픽'은…롤판에 빅데이터·AI 등장한 까닭

선수의 클릭 한 번에 수십억원대 상금이 오가는 e스포츠 대회. 데이터 분석이 보편화한 프로야구처럼 경기전략을 수립하는 데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을 동원하는 e스포츠 팀이 있다.
톰 발크스 팀 리퀴드 파트너십 매니저는 21일(현지시간) 미국 올랜도에서 열린 'SAP 사파이어 2025' 콘퍼런스에서 한국·일본 취재진을 만나 "어떤 경기는 시작하기도 전에 패배할 수 있다"며 데이터 기반 '드래프트' 분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팀 리퀴드는 북미·남미·유럽·동남아 등지에 거점을 둔 프로 e스포츠 선수단이다. 2000년 창단 이래 출전 대회 수가 3000여개에 육박하고, 게임 종목을 통틀어 20여개 팀을 운영하는 세계 최대 e스포츠 조직으로 손꼽힌다. 2018년엔 SAP가 e스포츠 분야 첫 후원 대상으로 낙점해 관심을 끌었다.
e스포츠 대표 종목인 리그오브레전드(LoL·롤)와 도타(DOTA)2는 각각 '챔피언'과 '영웅'이라는 캐릭터를 조작해 상대방과 교전하는 다중사용자온라인배틀아레나(MOBA) 게임이다. 두 게임에선 각각 100여가지 캐릭터를 선택(픽·Pick)할 수 있고, 캐릭터마다 설정된 상성 탓에 게이머들은 경기 시작 전 캐릭터를 고르는 '드래프트(픽 밴·Pick & Ban)' 과정에서 수 싸움을 벌이게 된다.
LoL과 도타2는 게이머의 활동 데이터를 앱프로그래밍인터페이스(API·전자 창구)로 인출하는 기능을 제공한다. 팀 리퀴드는 선수들의 데이터를 SAP 비즈니스테크놀로지플랫폼(BTP) 기반으로 구축한 맞춤형 솔루션 '넥스트 레벨 e스포츠 센터'에서 분석한다.
솔루션을 먼저 활용한 분야는 드래프트다. 상대방의 캐릭터 선택을 예측하고 승률이 높은 캐릭터를 산출하는 식이다. 발크스는 "과거엔 게임당 4~5명의 분석가를 두고 그중 2명은 웹사이트를 뒤져 (드래프트를) 엑셀로 정리했다"며 "그나마도 '상대 팀이 어떤 챔피언을 골랐는지'·'어떤 전략을 선호하는지' 등 기본적인 정보만 수집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분석 자동화로 팀 리퀴드는 연간 20만달러(2억7000만원)의 인건비와 1만시간의 작업시간을 절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발크스는 "분석이 나아지면서 대회에서 추가로 거둔 상금은 별도"라고 말했다.

쥴 도입으로 데이터 분석의 접근성이 선수·코치진에게도 높아진다면 더 긍정적인 결과를 얻을 것이라고 발크스는 내다봤다. 그는 "우리 선수들이 여전히 유튜브로 한국 선수들의 경기 영상을 많이 시청한다"며 "쥴을 활용하면 선수들이 그동안 부끄러워서 분석가에게 묻지 못한 질문도 던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발크스는 "솔직히 LoL에선 팀 리퀴드의 데이터 분석이 세계 최고라고 생각하지만, 여전히 한국의 T1을 이기진 못하고 있다"며 "게임 데이터 분석은 일정 수준까지 도움이 되지만, 그 이후는 인간적인 요인에 달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미국에선 우리 선수단이 최근 수년간 연이어 상위권을 기록하는 등 과거에 없던 안정성을 갖게 됐다"며 "아직 그런 단계에 이르지 않았지만, 언젠가 T1을 이길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올랜도(미국)=성시호 기자 shsu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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