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로 나오는 ‘알사탕’···“동동이 목소리 듣고 감동”

백희나 작가의 그림책 <알사탕>에서 주인공 동동이는 신기한 사탕을 먹는다. 어떤 사탕을 먹으면 소파와 대화를 나눌 수 있다. 또 다른 사탕을 먹으면 잔소리만 늘어놓던 아버지의 “사랑해”라는 속마음이 들린다.
독자에게도 비슷한 마법이 찾아온다. <알사탕>·<나는 개다>(<알사탕>의 프리퀄)를 원작으로 한 영화 <알사탕>이 오는 28일 개봉해, 책 속에만 존재했던 동동이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백 작가는 지난 23일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그림책을 만들면서 주인공의 (표정이나 동작과는 달리) 목소리는 상상도 해본 적이 없었다”며 “저도 알사탕을 먹은 것처럼 (애니메이션에서) 처음으로 동동이의 목소리를 듣고 굉장히 감동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아동문학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추모상을 한국인 최초로 수상한 작가다.
원작 <알사탕>은 2017년 출간됐다. 백 작가는 “아들이 저에게 영감을 주는 모델 역할이었는데, 그때 초등학교 1학년이었던 아들이 지금은 고등학교 3학년이 됐다”며 “동동이가 영화 속에서 아직 그대로인 모습을 보니까 굉장히 고맙고 반가웠다”고 말했다.

이 영화는 한국 아동문학을 일본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한 첫 사례다. 일본 토에이애니메이션이 기획 및 투자제작을, 단데라이온애니메이션스튜디오가 실제 애니메이션 제작을 했다. 두 회사는 한국에서도 관객수 490만명을 기록한 흥행작 <더 퍼스트 슬램덩크> 등 다양한 작품을 함께 만들어 왔다.
일본 애니메이션임을 관객이 눈치채기 어려울 만큼 원작을 충실히 살렸다. 백 작가는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건 감사할 일이지만, 혹시라도 이 책의 아이덴티티(정체성)가 흔들릴까봐 걱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일본 제작사 측에서 원작의) 한국적 정서 등 오리지널리티를 잃지 않기 위해 굉장히 노력을 많이 했다”고 영화화 수락 이유를 밝혔다.
간담회에 함께 자리한 와시오 타카시 프로듀서는 “세계관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동동이를 일본 어린이처럼 표현하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한국 로케이션을 여러 번 거쳤고, 본인이 직접 한국어를 배우기도 했다고 한다. 그는 “제작 단계 중간중간 백 작가에게 감수를 다 받았다”고도 말했다.
와시오 프로듀서는 “원작은 처음 일본 출판사에서 추천을 받았다. 처음 읽었을 때 굉장한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특히 클레이 기법(점토를 이용해 캐릭터를 만드는 것)의 그림체가 훌륭하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는 “단편이라 상업적으로 성공하기는 어렵겠다 생각했는데, 그럼에도 어떻게든 만들어보고 싶어서 회사를 설득했다”고 밝혔다.
이 영화는 뉴욕 국제어린이영화제 등 총 7개 영화제에서 8관왕을 달성하며 전 세계적으로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수상은 불발됐으나 제97회 아카데미 시상식 단편 애니메이션 부문 후보에도 올랐다. 백 작가는 “기쁘지만 의미를 크게 두지는 않는다”며 “애써주신 제작팀에게 ‘원작자로서 내 몫을 했다’는 느낌이 들어서 안심을 했다”며 말했다.
러닝타임 21분. 백 작가는 “상영 시간이 짧은 만큼 어린아이들도 와서 볼 수 있을 것 같다. 극장 입문하는 첫 작품으로 많이 봐달라”며 웃었다.

신주영 기자 j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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