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효과성 논란’ 손목닥터 9988에 313억 추경

장수경 기자 2025. 5. 25.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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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심성 포인트’ 지급 비판…서울시 내부선 “우리라도 쓰지 말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해 6월18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손목닥터 9988’ 100만 참여 기념행사에 참석해 무동력 트레드밀 릴레이 걷기 챌린지를 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오세훈 서울시장의 대표 정책인 ‘손목닥터9988’이 건강 개선 효과에 대한 검증 없이 이용자들에게 선심성 포인트를 지급한다는 비판이 계속되는 가운데, 서울시가 이 예산을 올해 추가경정예산에서 313억원 더 늘렸다. 본예산까지 합하면 올해만 616억원이 편성돼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서울시는 26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올해 첫 추가경정예산안을 시의회에 제출한다고 25일 밝혔다. ‘손목닥터9988’은 시민이 걷기 등 신체활동을 하면 포인트를 지급하고, 이를 서울페이 가맹점인 편의점·약국·병원 등에서 사용할 수 있게 한 인센티브형 건강 정책이다.

이 사업은 2021년 오세훈 시장의 시청 복귀 이후 대표 복지정책으로 추진됐다. 첫해 15억원이던 예산은 2024년 252억 3300만원, 올해 본예산 기준 303억 7414만원까지 늘었다. 서울시 시민건강국 올해 예산(7082억 4077만원) 가운데 손목닥터9988이 차지하는 비중은 4.2%(본예산 기준)에 이른다. 313억원을 편성한 추경안이 시의회에서 그대로 통과 될 경우 올해 총 예산은 616억원으로, 첫해에 비해 예산이 41배 늘어나는 셈이다. 시민건강국은 취약계층 의료비 지원과 건강관리 등 공공의료사업을 수행하는 부서다.

예산의 대부분은 시민에게 지급하는 포인트다. 가입자 수는 2021년 5만 명에서 올해 5월 기준 213만 8871명으로 늘었고, 포인트 사용도 급증하면서 예산이 ‘블랙홀’처럼 소모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지난해에도 본예산 138억원 외에 추경으로 114억원을 추가 편성한 바 있다.

서울시는 ‘손목닥터 9988’ 정책의 목표로 건강 개선과 의료비 절감을 내세웠지만, 정책 효과는 검증되지 않아 ‘선심성 포인트 지급’이라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서울시는 지난 3월 말 뒤늦게 포인트 지급 구조를 개편해 기존 17개 적립 항목을 걷기 중심 4개 항목으로 줄이고, 연간 지급 상한도 17만 포인트에서 10만 포인트로 낮췄다. 또 오는 8월을 목표로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연계한 효과성 분석에 착수했다.

그러나 효과성 검증이 끝나기도 전에 본예산보다 더 많은 수준의 예산을 다시 편성한 데 대해 비판이 나온다. 이병도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회 의원은 “건강에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검증한 뒤 예산을 늘리는 것이 상식”이라며 “지자체마다 재정이 어렵다고 말하는 상황에서 민생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예산을 대규모로 편성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코로나19와 의정 갈등으로 시립병원 등 공공의료기관에 대한 투자가 미진한 상황에서 한 프로그램에 예산이 과도하게 쓰이면 안된다”고 덧붙였다.

서울시 내부에서도 우려가 감지된다. 한 시청 공무원은 “시민들이 포인트를 많이 쓰면 쓸수록 예산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내부적으로도 ‘가급적 쓰지 말자’는 자조적인 분위기가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공무원도 “사용하지 않으려 노력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포인트 사용 추이를 반영해 연말까지 부족한 예산을 보충한 것”이라며 “현재 효과성 검증 중이며, 결과가 나오면 내년 예산에 반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태희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은 “걷기에 대한 건강 개선 효과는 이미 여러 건강 데이터를 통해서 검증됐다”며 “작년부터 참여자가 급증해 1년 정도 추적 조사를 하기 위해 올해 건강보험공단과 함께 건강 상태가 얼마나 개선됐는지 별도로 조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수경 기자 flying71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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