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에 생포된 북한군 병사를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이우승의 사건]

국민의힘 유용원 의원은 3월 4일 국회에서 북한군 병사와의 면담 내용을 공개했다. 유 의원은 우크라이나 의회와 ‘얄타 유럽전략 특별회의’ 초청으로 우크라이나를 방문하고, 귀국한 직후였다. 유 의원이 공개한 면담 내용에 따르면 한 명의 병사는 한국행을 원한다고 했으며, 나머지 한 명은 한국행에 대한 결심이 서고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두 달이 지났다. 현재 이들의 의사를 확인할 수는 없지만, 종전과 맞물려 전쟁 당사국 간 포로 처리 협상이 진행될 때 그들의 자유의사에 따라 송환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우리 정부는 지원해야 한다.
북한군 병사의 송환 문제는 단순하지 않다. 또 이례적이다. 과거 유사사례도 찾기가 어렵다. 러시아와 북한의 밀착과 심화하는 군사동맹 속에서 이뤄진 참전이다. 이 사안의 해법 속에는 종전 후 북·러 관계와 새롭게 구축되는 동북아 안보 지형과도 관련이 있다.

그러나 본국 송환이 전쟁포로의 생명이나 자유가 위협받을 가능성이 있다면 이를 보내지 않아야 한다는 국제법상 협약도 있다. “본국에서 박해를 받을 위험이 있는 경우, 개인을 추방·송환해서는 안 된다”는 ‘농 르플르망(Non-refoulement)’ 원칙이다. 1951년 스위스 제네바에서 체결된 난민 지위에 관한 협약(Refugee Convention) 제33조 강제 송환 금지 원칙은 난민을 그의 생명이나 자유가 위협받을 우려가 있는 영토로 어떤 방식으로든 추방하거나 송환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제네바 협약의 전쟁포로에 대한 즉각 송환 규정은 전쟁이 끝난 뒤 본국으로 가지 못해 현지에서 박해받을 상황을 전제한 내용이다. 전쟁 희생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인도적 차원인 만큼 정치적 박해를 우려해, 전쟁 포로들이 원하지 않는다면, 조약에 따라 기계적으로 송환하는 것보다는 자유의사에 맡기는 것이 협약의 본래 취지에 더 부합한다고 볼 수 있다. 한국은 제네바 협약 가입국이지만, 전쟁포로 송환 규정인 118조에 대해서는 가입을 유보했다. 강제송환에 반대하는 우리 정부 입장이 더 인도적으로 보인다.

현 상황에서는 물밑접촉이나 즉각적인 외교 협상에 나서기는 이르다. 종전이 가시화하는 시점에 다각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우리는 미국과의 조율 하에 우크라이나 정부 설득에 나서야 한다. 한국은 인도적 지원뿐만 아니라 포탄 등 무기도 미국 등 우방을 통해 우회지원하기도 했다. 미국과의 관계가 있는 우크라이나가 전후 복구는 물론 종전 협상 과정에서도 미국의 의견을 뿌리치기는 쉽지 않다.
양무진 북한대학원 대학교 총장은 “우크라이나는 미국과의 관계, 또 우리와도 관계가 있다. 한·미가 함께 접근한다면 설득이 가능하다고 본다. (북한군 병사들이) 우리 쪽으로 오겠다고 의사를 밝힌 상황에서는 우크라이나가 반대할 명분이 약하다고 본다”며 “조용한 외교기조 속에서 우리의 입장을 개진할 기회는 언제든 있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군 병사들이) 북한으로 돌아가지는 못할 것”이라며 “결국 우리와 우크라이나 간 협상에서 우크라이나가 필요한 부분을 얼마나 충족시켜줄 수 있느냐의 문제로 귀착된다. 차기 정부의 몫으로 남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우승 기자 ws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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