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노동착취 시스템의 탄생…신간 'AI는 인간을 먹고 자란다'
!['AI는 인간을 먹고 자란다' 표지 [흐름출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5/25/yonhap/20250525090013887ugee.jpg)
(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인공지능(AI)이 인간을 노동으로부터 해방해줄 것이다'는 말은 진실일까.
마크 그레이엄 옥스퍼드대 인터넷연구소 교수와 제임스 멀둔 에섹스대 정치학과 교수가 공동 집필한 신간 'AI는 인간을 먹고 자란다'(흐름출판)는 AI는 '기술 혁신'이 아니라 '노동 착취 시스템' 위에서 발전해왔다고 지적한다.
10년에 걸쳐 전 세계 AI 산업 현장을 추적 두 영국 학자는 'AI는 인간의 감정, 지식, 창의성, 육체노동, 시간을 데이터로 흡수해 알고리즘으로 가공하고, 이를 자본과 권력으로 전환하는 장치'라고 고발한다. AI의 눈부신 발전 뒤에는 보이지 않는 인간 노동자들의 헌신과 자본가의 탐욕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저자들은 이른바 'AI 하청노동자'라고 불리는 사람들의 생생한 사례를 통해 이 같은 착취 구조를 파헤친다. 하루 수백 건의 폭력적이거나 성적인 게시물을 검토해야 하는 케냐의 하청노동자와 하루 1.6달러를 받고 10시간 이상을 컴퓨터 앞에서 영상을 분류해야 하는 우간다의 계약직 노동자를 증인으로 내세운다.
책은 AI가 인간의 창의성과 자율성을 무단으로 추출하고, 인간이 누려야 할 지구 자원까지 빼앗고 있다고 지적한다. 아일랜드 유명 성우의 목소리를 본인도 모르게 AI 학습에 활용하고, 아이슬란드 AI 데이터센터의 서버를 식히기 위해 매일 수백만 리터의 냉각수를 사용한다. 저자들은 이런 사례를 근거로 AI는 인간뿐 아니라 지구의 자원까지 흡수하며 작동하는 '총체적 착취 시스템'이라고 비판한다.
저자들은 AI 산업이 과거 제국주의의 식민 착취 구조와 유사한 '디지털 식민주의'라고도 경고한다. 대부분의 AI 기업이 선진국에 본사를 두고 저소득 국가에서 값싼 데이터와 노동을 추출해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라는 것이다. '더 저렴한 노동력이 있는 지역으로 이전하라'는 AI 스타트업 투자자의 말 한마디에 노동자 수천 명의 삶이 하루아침에 바뀐다. 저자들은 AI가 특정 소수의 이익을 위해 수많은 노동자를 통제하고 착취하는 새로운 권력 장치로 작동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인간은 AI에 의한 새로운 노동 착취 구조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저자들은 '기술 감시에 대한 시민사회의 권한', '알고리즘 설계에 대한 민주적 통제', '플랫폼노동의 법적 보호'를 대안으로 제시한다. AI 빅테크기업에 맞서 세계 최초로 디지털 노동자 조합을 결성한 케냐의 AI 데이터 검수 노동자들, 비인간적인 노동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파업을 시작한 영국의 아마존 물류센터 직원들의 사례가 '작지만 분명한 희망'이라고 말한다.
김두완 옮김. 348쪽.
h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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