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 살리려면…R&D 지원은 기본, 구조조정 못 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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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석유화학이 '빙하기의 공룡'이 되지 않기 위해 몸부림친다.
하지만 중국발 증설 확대라는 더 강한 한파가 예정돼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영역의 경쟁력 있는 사업을 키우는 게 절실한 만큼 이와 관련한 R&D 비용 지원 등이 필요하다"며 "중국의 추격을 허용한 다른 산업의 선례를 보면 지금의 우위가 얼마나 갈지 불확실하다"고 했다.
석유화학 불황의 원인인 중국·중동발 공급 과잉은 기업의 자발적 노력만으로 돌파구를 찾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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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대한민국 석유화학이 '빙하기의 공룡'이 되지 않기 위해 몸부림친다. 하지만 중국발 증설 확대라는 더 강한 한파가 예정돼 있다. 정부의 지원 없이는 생존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다. 스페셜티 위주 전환은 물론, 구조조정도 불가피하다는 평가다.

정부가 지난해 말 '석유화학산업 경쟁력 제고방안'을 발표했지만 탄핵과 조기 대선으로 정책 수립이 연기되자 업계에서 나오는 볼멘소리다. 각자도생에 내몰렸던 석유화학 업계는 이제 새 정부 출범 후 실질적인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 즉각 체감할 수 있는 산업용 전기요금 감면 등이 우선 거론된다. 통계에 따르면 주요 기업의 경우 매출 원가에서 차지하는 전기 요금 비중이 3~4% 수준에 달한다. 한국화학산업협회와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이 최근 산업통상자원부에 제출한 보고서에도 이같은 요구가 담겨있다.
한 화학 기업 관계자는 "경쟁자인 중국 기업들은 국가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어 우리 업계가 중국 정부가 싸우고 있는 형국"이라며 "정부에서 전기요금 감면과 같은 실질적으로 도움되는 정책을 내준다면 큰 힘이 될 것"이라고 했다.
친환경·고부가 제품 연구개발(R&D) 지원을 요구하는 목소리 역시 있다. 그 배경에는 스페셜티 영역에서도 중국 기업이 한국 기업을 추월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자리하고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영역의 경쟁력 있는 사업을 키우는 게 절실한 만큼 이와 관련한 R&D 비용 지원 등이 필요하다"며 "중국의 추격을 허용한 다른 산업의 선례를 보면 지금의 우위가 얼마나 갈지 불확실하다"고 했다.
석유화학 산업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하려면 정부가 키를 잡아야 한다는 게 주된 인식이다. 정부는 기업의 구조조정을 '지원'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지만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요구다. 석유화학 불황의 원인인 중국·중동발 공급 과잉은 기업의 자발적 노력만으로 돌파구를 찾기 힘들다. 구조조정의 주된 대상으로 논의되는 기초유분 생산 시설 즉, NCC(납사분해설비)는 경제적 논리만으로 접근할 수 없는 기간산업이다.
결국 다음달 출범할 새 정부가 적극적 개입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명예교수는 "민간에만 체질개선을 맡겨두면 이해관계가 얽혀가지고 해결이 안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자원 빈국이기에 범용 소재를 완전히 포기할 순 없다"라면서 "범용은 최소한의 내수를 감당할 수 있을 정도로만 설비 유지를 하고, 고부가 스페셜티 위주의 수출을 유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현재 6곳인 NCC 보유 기업을 1~2곳으로 통폐합하는 방안을 현실적인 구조조정안으로 거론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범용 제품을 생산하기로 한 기업에 대한 독점적 위치를 인정해줘야 한다는 문제가 따른다. 정부가 독점규제·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을 완화해야 가능한 방안이다. 화학 업계 관계자는 "체질개선을 위해서는 기업 간 빅딜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새 정부가 결단을 내려주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도균 기자 dkk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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