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부족 “인터넷 깔리자 포르노 중독? 가짜뉴스” 열받았다…수천억원 소송

이원율 2025. 5. 24.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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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강.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123RF]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아마존 열대우림 지역에 사는 부족이 미국 언론의 보도 내용을 놓고 ‘가짜뉴스’라며 수천억원대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23일(현지시간) AP통신과 영국 BBC방송 보도에 따르면 아마존 자바리 계곡의 마루보 부족 측은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를 상대로 1억8000만달러(2500억원 상당) 규모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취지의 소장을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LA) 법원에 제출했다.

부족 구성원을 음란물 시청 중독자인 것처럼 인식하게 하는 기사를 작성했다는 게 그 이유였다.

배상 청구 대상에는 미 연예매체 TMZ와 포털사이트 야후도 포함됐다고 AP는 보도했다.

앞서 지난해 6월 NYT의 한 기자는 일론 머스크의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를 도입해 사용하는 마루보 부족 일상 변화를 다루며 “수년간 미국 가정을 괴롭혀온 동일한 문제와 씨름하고 있다”, “젊은이들이 스마트폰에 빠져 있다”, “폭력적인 비디오 게임을 즐기거나 심지어 포르노를 시청한다”는 등 우려 목소리를 실었다.

당시 NYT 보도 후 일부 매체들은 기사 일부 내용을 확대 재확산했는데, 연예매체 TMZ의 경우에는 ‘부족의 스타링크 연결은 포르노 중독으로 이어졌다!’는 자극적인 제목을 달았다.

NYT는 첫 보도 후 아흐레 뒤 “아마존 부족은 포르노에 중독되지 않았다”고 추가 보도했지만, 마루보 부족에 찍힌 ‘낙인’을 완전히 지울 수는 없었다.

BBC에 따르면 마루보 부족 측은 소장에서 NYT 기사에 대해 “마루보 부족원을 인터넷에 대한 기본적 노출도 감당하지 못하는 커뮤니티로 묘사”한 데 이어 “젊은 세대가 포르노에 빠져 들었다”는 주장을 부각했다고 반발했다.

마루보 부족원에 대해 ‘도덕적으로 붕괴했다’고 보이게 하는 데다 현대 사회에 필요한 규율이 없는 듯 암시하면서 회복할 수 없는 피해와 수치심을 줬다는 이야기다.

NYT는 AP에 보낸 성명에서 “해당 기사 내용은 원주민 마을의 자랑스러운 역사와 오랜 기간 지켜온 문화 속 새로운 기술이 미치는 혜택과 복잡성을 민감하고 세밀하게 탐구했다고 해석하는 게 공정하다”며 “우리는 소송을 강력 방어할 것”이라고 했다.

기사를 쓴 기자는 기사 작성을 위해 2000명 규모 마루보 부족 마을에서 1주일 가량 생활했다고 주장했지만, 마루보 부족 측은 “(그가)머문 시간은 48시간 미만”이라고 반박하며 “커뮤니티를 관찰하거나 이해하거나 존중에 기반할 교류를 할 만한 시간은 아니었다”고 소장에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해당 기사가 나간 직후에도 당시 마루보족 지도자이자 스타링크 개통을 주도한 에녹 마루보는 SNS에 “근거 없는 거짓, 우리의 자율성과 정체성을 무시하는 편향된 사상적 흐름을 반영한 것”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변호사이자 원주민 권리 활동가로 일하는 엘리시오마루보 또한 이번 가짜뉴스의 확산은 인터넷의 또 다른 위험성을 보여줬다며 “인터넷은 많은 이점을 가져다주지만, 많은 어려움도 가져다준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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