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 버려지는 우산 4000만개…바짝 말리고 고이 접어 오래 써주세요[수리하는 생활]

버스커버스커의 노래 ‘소나기(즈르르루)’에 이런 가사가 있다. “편의점에 우산은 너무 비싸서~” 2012년 이 노래가 나올 무렵만 해도, 편의점 우산 가격은 국밥 한 그릇보다 비쌌다. 그래서 웬만한 비는 그냥 맞았다. 유동 인구가 많은 거리에는 3000원짜리 비닐우산을 파는 상인들이 자리 잡고 있었다. 급할 때는 비닐우산을 사는 게 경제적이라고 생각했다. 싸니까 쉽게 사고, 잃어버려도 죄책감이 없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한 해 동안 폐기되는 우산의 양은 대략 4000만개. 이산화탄소와 유해가스 배출량은 2021년 기준 276만8000t에 이른다. 한국인의 1인당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12.7t, 환경부 2022년)을 기준으로 보면, 폐기 우산이 약 20만명이 1년 동안 배출하는 가스량에 해당하는 셈이다.
2025년 현재 우산은 커피 한 잔만큼 싸고, 비닐우산은 일회용처럼 쉽게 버려진다. 우산은 분리배출도 까다롭다. 결국, 우산 쓰레기를 줄이려면 어떻게든 오래 써야 한다.
서울 마포구 망원동에 위치한 리페어카페 ‘수리상점 곰손’(이하 곰손)은 매주 우산 수리 모임을 연다. 수리 장인 곽성규 스승님의 지도하에 자발적으로 우산을 고쳐온 사람들은 우산수리팀 ‘호우호우’를 결성했다. 이상기후로 발생하는 집중호우의 심각성을 환기하는 의미로 지은 이름이다. 나의 수리 실력은 아직 서당개 수준이나, 그래도 몇가지 깨달음을 얻었다.
첫째, 비닐우산은 절대 사지 않는다. 방수 원단과 금속 살대로 만든 우산은 대부분 고칠 방법이 있고 해체하면 다른 우산을 고치는 재료가 된다. 말하자면 장기를 이식하는 것과 같다. 우산천(canopy)의 쓸모도 다양하다. 선풍기 커버나 도시락 가방, 팔토시 같은 유용한 아이템을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
반면, 비닐우산은 플라스틱 재질이라 부품으로도 쓸 수 없고, 캐노피도 재사용이 어렵다. ‘경제적인 선택’의 기준을 지구의 관점으로 확대한다면, 비닐우산은 전혀 경제적이지 못한 물건이다.
둘째, 바느질을 열심히 하면 고장을 예방할 수 있다. 살대들은 서로 힘을 나누어 지탱하며, 옆 살대가 그 옆 살대를 보호하는 관계성이 있다. 살대의 실이 하나 끊어지면 우산을 펴고 접을 때마다 힘이 고루 가닿지 못하고, 제 위치를 벗어난 살대는 쉽게 망가진다. 나머지 살대도 함께 약해진다.
우산의 실이 떨어졌을 때 즉시 꿰매는 것이야말로, 우산의 수명을 연장하는 최선의 방법이다.
‘살살 펴고 바짝 말려 고이 접어 오래오래’ 이것은 호우호우의 구호이다. 우리는 우산을 오래 쓰는 방법을 이미 알고 있다. 젖은 우산을 펼쳐 말리면 캐노피를 깨끗하게 보존할 수 있고, 살이 녹슬지 않는다. 잘 말린 우산을 고이 접어두면, 실수로 밟거나 뒤틀리는 일이 적다.
이 간단한 규칙들을 지킨다면 애착 우산을 오래오래 쓸 수 있다. 고장이 났다면, 자치단체가 운영하는 우산 수리센터나 수리상점 곰손에 수리를 맡겨보자. 헌 우산에 진심인 사람들이 당신의 소중한 우산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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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호연
물건을 쉽게 버리지 못하는 사람. 일상 속 자원순환의 방법을 연구하며, 우산수리팀 ‘호우호우’에서 우산을 고친다. 책 <반려물건> <반려공구>를 썼다.
모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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