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칼럼] 호우 속 알림 문자에 귀 기울여야 하는 이유
한밤중 휴대전화에서 울리는 알림이 가족과 이웃의 생명을 구할 수 있을까? 비가 세차게 내리던 어느 날, 경상북도 안동에 거주하는 한 시민은 새벽에 문자 소리를 듣고 인근의 산 아래에 홀로 사는 청각장애인 아주머니를 깨워 함께 대피할 수 있었다. 재난 상황에서 한 통의 문자가 지닌 힘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당시 시민이 받은 문자는 기상청에서 발송한 ‘호우 긴급재난문자’로, 기상청은 강한 호우로부터 국민을 지키기 위해 2023년부터 일부 지역에서 문자를 보내왔다. 그리고 올해 5월부터는 호우 긴급재난문자 직접 발송 제도를 전국으로 확대하여, 앞으로는 부산·울산·경상남도에도 강한 호우가 내릴 때 알림이 울리게 된다.
‘호우 긴급재난문자’란 일정 수준 이상의 매우 강한 호우가 발생할 때 기상청이 직접 보내는 긴급재난문자이다. 그간 행정안전부나 지자체에서 안전안내문자를 발송하던 체계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기상청이 직접 문자를 보냄으로써 보다 신속한 대응이 가능하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

문자 발송 기준은 1시간 누적강수량이 50mm 이상이면서 3시간 누적강수량이 90mm 이상인 경우이며, 1시간에 72mm 이상 급격하게 발달하는 호우에 대해서는 3시간 누적강수량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더라도 대피, 대응 선제시간을 고려하여 문자를 발송할 수 있다. 위험기상이 발생한 지역에 있는 국민에게 40dB 이상의 경고음과 진동을 동반한 문자를 발송하여, 즉시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도록 유도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수신자가 강수 실황을 전반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수신자 위치 중심의 레이더 영상도 제공한다. 호우 긴급재난문자는 단순히 비가 많이 내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것이 아닌, 안전에 위협이 될 수 있는 잠재적 재난 상황을 알리는 적색 신호라고 할 수 있다.
올해 기상청은 ‘기상재해에 안전한 국민, 기후위기에 준비된 국가’를 위해,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두고 위험기상 대응 체계를 강화하고자 호우 긴급재난문자를 전국으로 확대한다. 이를 통해 부산·울산·경남에서도 기상예보로 기상재해에 미리 대비하고, 호우주의보·경보로 사전 대응하며, 위험 상황에는 호우 긴급재난문자로 대피와 같은 즉각적인 행동을 유도하여 국민 안전을 지키는 ‘3중 기상안전망’을 구축할 수 있게 된다.
지난 12년간 기상청의 호우 긴급재난문자 발송 기준에 부합하는 매우 강한 호우의 발생 건수와 일수를 분석한 결과, 부산·울산·경남의 발생 건수는 전체 1,112건 중 220건으로 전국에서 두 번째로, 발생 일수는 전체 337일 중 50일로 전국에서 세 번째로 많았다. 특히, 지난해 9월 20~21일에는 제14호 태풍 풀라산이 열대저압부화되어 온대저기압 형태로 변화 과정을 거치며 남해안을 통과하면서, 김해지역의 누적강수량이 431.1mm를 기록하는 등 200년 만에 한 번 있을 정도의 많은 비가 내렸다.

당시 호우로 인한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산사태가 나거나 침수로 고립되는 사람들이 생기는 등 위험한 상황이 많이 발생하였다. 이 사례는 매우 강한 호우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것을 확연히 보여준다. 이번에 확대되는 호우 긴급재난문자가 앞으로 실효적으로 작용하여, 보다 많은 국민의 안전을 지켜 줄 수 있길 바란다.
호우 긴급재난문자는 우리의 안전을 지키는 안전망이 될 수 있다. 만약 호우 긴급재난문자를 받는다면, 저지대나 하천 등 침수 위험 지역, 산사태 위험 지역 등에 있을 시 즉시 안전한 장소로 대피하고, 가족과 이웃의 안전을 확인해야 한다. 한 통의 문자를 받은 순간이 생명을 구하는 골든타임이 될 수 있음을 모두가 인지하기를 바라며, 기상청은 앞으로도 호우 긴급재난문자 등을 통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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